《고향(故鄕)》 2024.12.14. 부모님 안 계시니 고향을 찾아가도 타향과 다름없고 산하만 의구하네 떠도는 흰구름 혼자 늙은 나를 반긴다보고픈 소꿉친구 모두가 청산 가고고샅길 호박꽃만 어디서 왔냐 묻네세월이 유년의 삶을 기억 속에 가뒀다 산소(山所)에 절을 해도 아무 말 없으시고 표송(標松)에 앉았다가 날아간 새 한 마리혼령의 화신(化身) 이러니 고여오는 그리움죽어야 부모님과 고향이 잊혀질까반기는 사람 없고 마음도 허무한데 먼지 낀 툇마루까지 저녁노을 내리네 (『시조문학』 겨울호 2024, 233호, 1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