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735

첫눈 오는 날 / 정 순 영

첫눈 오는 날/ 정 순 영낙엽이바스락바스락마지막 숨을 쉬는 날하늘이 펴신 팔로함박눈을 펑펑 내리네향기 나는 진주 빛 변산바람꽃 한 송이가뽀드득뽀드득내게로 걸어오네하얀 은혜를소복소복 맞으며사랑을 거룩하게 찬송하네하늘을 올려다보니하늘 가득 뽀얗게 찬송이 울리네하동출생. 1974년 추천완료. 시집; “시는 꽃인가” “침묵보다 더 낮은 목소리” “조선 징소리” “사랑” 외 7권. 부산시인협회 회장, 한국자유문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동명대학교 총장,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등 역임. 부산문학상, 한국시학상, 세종문화예술대상, 한국문예대상, 외 다수 수상. 동인.

시와 음악 2024.11.28

《 첫 눈》

《 첫 눈》첫 눈이다! 함박 눈이다!하늘에서 정신없이 내린다.누군가는 동심으로 좋아하지만동백꽃과 눈 치우는 분은 좋아할까?세상 이치는 즐거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즐거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눈 위에 쓴 시 / 류시화 》누군 종이 위에 시를 쓰고누군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누군 자취없는 허공에 시를 쓴다지만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눈이 녹아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시와 음악 2024.11.28

첫눈 / 강사랑

[첫눈] / 강사랑첫눈에 설렘이 가득하다.사랑하는 내 여인을 기다리는 마음이다.솜털처럼 떨어지는 눈꽃 송이를두 손으로 받아보며 느끼는 짜릿함이다.펑펑 쏟아지는 함박눈 속에나의 욕심을 내려놓고이유 없이 쏟아내는 웃음이다.그저, 아무 생각 없이 마음을 비우게 하는첫눈에게 사랑이 달려 있다.첫눈은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는누구에게든 반가운 손님이다.산자락에서 첫눈을 반기는 사람퇴근길 차 안에서 첫눈을 바라본 사람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며 첫눈을 본 사람화실에서, 음악실에서 작업에 열중한 사람황금잉어 빵을 구워내는 사람에게도첫눈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마법의 가루다.한 해 한 해 나이테를 만들어 내는 첫눈하지만 그 나이를 잊게 하는 거 또한 첫눈이다.*****************..

시와 음악 2024.11.27

갈릴리수양관에서는/ 정 순 영

갈릴리수양관에서는정 순 영졸 졸 졸청량한 시냇물소리에톡 토옥 톡청순한 꽃들이 다투어 피고하늘빛으로씻은 영혼들이생글생글해맑은 아기웃음을 웃고 있네.계간 2022, 여름호. 제65호.갈릴리수양관에서는-2정 순 영세상을 만든 이가이슬 머금은 연초록 새싹으로 안부를 물어오네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는사람들이 해파랑 하늘빛에 눈이 부시어 속죄의 눈물을 흘리네아침을 여는 핏빛 여명의 은혜를 믿음으로하늘빛 영롱한 이슬이 흐르는 시냇물에 침례를 하네월간 2022, 8월호. 통권393호.또 갈릴리수양관에서는정 순 영장마철먹구름 사이에서 섬광 같은 목소리가 후줄근히 소나기처럼 쏟아져 죄에 저린 몸을 씻으니가뿐하게해맑아서요단강 위 하늘이 열리고영생의 날개옷을 휘감고 날아오르네.월간 2022..

시와 음악 2024.11.26

길끝이 머믄 깊은 두메산골/시인 평론가 김영남다미아노

길끝이 머믄 깊은 두메산골길손의 발길 뜸한 깊은 두메산골은 하늘이 작다.오두막집 찾는 길손의 나들목조차도,골짜기가 깊고 길고 높아 하늘이 작다.별이 빛나는 밤.하늘엔 큰 별 몇 개,가운데로 은하수가 지나고 나면 하늘은 푸른 달이 뜰 자리가 좁아, 이내 서쪽으로 달이 진다.두메산골은 하늘이 더 높다.산이 커서 하늘이 높아야 산에 걸리지 않는다.산꽃들은 산바람결에 향기가 깊고 쌉쌀하고도 그윽하다.꽃잎은 맑고 밝고 청아淸娥하고 애처愛凄롭고 처연凄然하다.산국화山菊花 그득히 피면,산벌들....산나비들....꽃잎을 어루만지고 입맞추며 꽃꿀을 딴다.두메산골은,산꽃잎이....짙푸른 이파리가....처연한 늦가을 산바람에 일찍 떨어진다.저어 아래 개여울.계곡을 매우고 물익끼를 타고 흐르던 개울물엔,제몸집보다 가느다란 발목..

시와 음악 2024.11.24

가을에 서서/ 정 순 영

가을에 서서 정 순 영 낙엽이 빙그르르 뚝 떨어진다 인생도 빙그르르 뚝 떨어진다 가던 길을 잠시 서서 하늘로 가는 선한 길이 어디인가를 생각하자 나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 선한 길이 들리고 보인다 그러면 내 안에 파란 하늘이 고인다 가을에 잠시 서서 생각하고 하늘이 알아주는 선한 길을 가자 하동출생. 1974년 추천완료. 시집; “시는 꽃인가” “침묵보다 더 낮은 목소리” “조선 징소리” “사랑” 외 7권. 부산시인협회 회장, 한국자유문인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 동명대학교 총장, 세종대학교 석좌교수 등 역임. 부산문학상, 한국시학상, 세종문화예술대상, 한국문예대상, 외 다수 수상. 동인.

시와 음악 2024.11.19

그런 계절이 가을인가 보다

늦은 가을햇살이 용왕봉을 넘어서면 산 그림자의 긴 꼬리만큼 처진 어깨 들쳐메고 안식으로 향하는데 발끝에서 울어대는 낙엽들의 아우성에 헐벗은 나무들 시름시름 앓고있다 바람은 어느새 거친 성질로 바뀌어 골목 사이를 한바탕 휘젓으면 애비떠난 자식들 뿔뿔이 흩어지고 깔깔대며 아둥바둥하던 자식냄새 사라진 안식처엔 뻣뻣한 다리 내동댕이쳐도 달려드는 손 하나 없어 그져 허탈하기만 한 그런 계절이 가을인가 보다

시와 음악 2024.11.15

낙엽 -레미드 구루몽-

낙엽 -레미드 구루몽- 나무 잎새 저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 질 무렵 낙엽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면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 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옆이라,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 ~~~ 첫사랑 --김효근 송기창-- https://youtu.be/PxuUDFWbxI4?si=gemWOh6uCsIk..

시와 음악 2024.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