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그런 계절이 가을인가 보다

양곡(陽谷) 2024. 11. 15. 21:48

늦은 가을햇살이
용왕봉을 넘어서면
산 그림자의 긴 꼬리만큼
처진 어깨 들쳐메고
안식으로 향하는데

발끝에서 울어대는
낙엽들의 아우성에
헐벗은 나무들
시름시름 앓고있다

바람은 어느새
거친 성질로 바뀌어
골목 사이를 한바탕 휘젓으면
애비떠난 자식들
뿔뿔이 흩어지고

깔깔대며 아둥바둥하던
자식냄새 사라진 안식처엔
뻣뻣한 다리 내동댕이쳐도
달려드는 손 하나 없어
그져 허탈하기만 한
그런 계절이 가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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