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와 나 /이해우 가주의 물 부족으로 모두가 상상하는 물난리의 반대로 물 부족의 난리가 난 지난 몇 해를 지나며, 나무는 목이 말라 시름시름 죽어갔다. 물을 주는 것이 제한된 시기라 편파적 사랑을 줄 순 없었다.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차를 타고 밖에 나갈 때마다 눈이 마주쳤지만 나무도 나도 우울하기만 한 시절이었다. 살아났다. 살아나도 보통으로 살아난 것이 아니다. 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풍족을 자랑한다. 얼마나 호탕하고 화창하게 웃는지 지나가는 이들이 멈춰 서서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흐뭇하게 바라보는 나에게 이름을 묻는다. 영어 이름을 모른다. 그이들이 떠난 후 찾아보니 Retusa Fringe Tree (리투사 프린지 트리)다. 수많은 나무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이 부끄러운 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