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735

詩와 詩人

詩와 詩人누구나 써놓고 詩라고 하면詩가 되는 걸까.남들이 읽고 감동을 느껴야시라고 할 수 있다.시는 음악이며 낭만이며 감동이다.눈으로 보는 음악이며귀로 듣는 그림이다."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가슴에서 쿵 하고 무언가 울리는소리를 듣는다.단순히 단어를 모아 나열했는데가슴에 쿵- 하는 감동을 주는단어의 나열, 이것이 시이다.1000명이 읽고 가슴에 찡-하는무언가 느꼈다면 詩人이다.나하고 내 마누라만 느꼈다면 그건시도 시인은 아니다.폐친 배규태 선생의 주장이다.공감한다.

시와 음악 2024.11.10

도시의 또 다른 이웃

허름하고 낡은 아파트 자신의 보금자리를 떠날 수 없는 사람 다 쓰러져가는 집 한 채뿐 평생을 받쳐 장만한 공간이다 볼품없고 슬럼 하지만 자그마치 열 손가락 펼 만큼 고가의 자가 가진 것은 없어도 걱정 없는 팔자인데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 사는 것이 궁핍하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다 깡통뿐인 집 한 채, 집을 비우지 못하는 거주자는 빌딩 숲에 가린 도시의 또 다른 이웃이다.

시와 음악 2024.11.07

십일월 /이재무(1958-)

십일월 /이재무(1958-) 십일월을 사랑하리 곡물이 떠난 전답과 배추가 떠난 텃밭과 과일이 떠난 과수원은 불쑥 불쑥 늙어가리 산은 쇄골을 드러내고 강물은 여위어 가리 마당가 지푸라기가 얼고 새벽 들판 살얼음에 별이 반짝이고 문득 추억처럼 첫 눈이 찾아와 눈시울을 적시리 죄가 투명하게 비치고 영혼이 맑아지는 십일월을 나는 사랑하리

시와 음악 2024.11.01

가을 날/릴케 / 권숙희 제공

가을 날/릴케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드리우시고, 들에는 많은 바람을 풀어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果實)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南國)의 햇빛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完成)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고독한 사람은 이후로도 고독(孤獨) 하게 살면서 밤 새워, 읽고 그리고 긴 편지(便紙)를 쓸 것입니다. 그러다 바람에 불려 나뭇잎이 날릴 때면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가로수(街路樹) 길을 헤멜 것입니다

시와 음악 2024.10.31

나의 길 / 이해우

나의 길 / 이해우 깨닫고픈 열망은 허물 벗는 뱀과 같아 새가 되어 날다가도 물고기로 헤엄치지 하지만 세상이란 게 만만하지 않았어 한 산을 넘어서면 다른 산이 나타나났고 타이탄의 앞으로 몰린 위축된 나그네는 깊숙이 호흡을 하고 앞으로만 걸었네 온 산에 단풍들어 쉬어가라 유혹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갈 길을 가늠하면 황금빛 저녁노을은 미혹을 씻어줬지 허물을 하나 둘 벗고 백 번쯤 벗을 때면 절명의 순간이 나에게도 오겠지 그제야 영혼은 빛나고 자유 속을 날겠다

시와 음악 2024.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