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가시리 / 이해우

양곡(陽谷) 2024. 11. 28. 15:36

가시리
/ 이해우

1.

'나 가련다'
그 한 마디
정을 떼듯 하셨지요

혹여나
붙잡으면

당신 울까
두려워

'잘 가요'
한 마디 하곤
뒤돌아 오열했지요

2.

침묵의 강가에서
안개처럼 흩어지면

윤슬의 빛에 앉은
당신이 떠올라서

당신은 떠나셨군요
마침내 가셨군요

3.

가시리
가시리 있고

날 버리고
가시리 있고

나 혼자 살라 하고
당신은 떠나가고

공허한 푸른 하늘은
시리기만 합니다

4.

가시리
가시리 있고

날 버리고
가시리 있고

당신 가신 그곳이
제 아무리 멀어도

언젠간 고무신 신고
허랑허랑 갈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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