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725

무명초/이영애

어느 생은 팔자 좋아 유리온실에 한겨울 나고 빈 들에 나는 무명초 몸 하나 필 곳 없는 마른 풀밭에 씨 뿌리고 떠도는데 생의 가장자리 기억되지 않을 이름으로 지워질 풀잎이여 구둣발에 짓밟혀 부러지고 세상에 베이고 뿌리째 뽑혀도 길 어귀 풀꽃으로 피었다 흔하디흔해 살아남아 귀하지 않기에 숲을 가꾸었다 이 땅을 지키고 생명을 잉태하고 터전을 일구는 그저 잡초란다.

시와 음악 2024.03.04

떠나가는 배 /박용철(朴龍喆)

떠나가는 배 /박용철(朴龍喆) 나두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아 사랑하든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 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마련이나 있을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냐. 나 두 야 간다. //김수철이 작사. 작곡한 노래 '나도야 간다'는 바로 이 박용철의 시 '떠나가는 배'에서 모티브를 따 만든 노래다. 이 시의 제목인 '떠나가는 배'는 젊음의 은유이다. 그 젊은 시절이 시적 화자에겐 (그는 짧은 생을 살았다. 19..

시와 음악 2024.03.01

홍지윤~인생의 향기

🍒 인생편지🍒 💜흘러가고 흘러가니 아름답다💜 구름도 흘러가고 강물도 흘러가고 바람도 흘러갑니다. 생각도 흘러가고 마음도 흘러가고 시간도 흘러갑니다. 좋은 하루도 나쁜 하루도 흘러가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흐르지 않고 멈춰만 있다면, 물처럼 삶도 썩고 말 텐데 흘러가니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아픈 일도 힘든 일도 슬픈 일도 흘러가니 얼마나 감사한가요. 세월이 흐르는 건 아쉽지만,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으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래요, 어차피 지난 것은 잊혀지고 지어지고 멀어져 갑니다. 그걸, 인생이라 하고 세월이라 하고 "會者定離(회자정리)"라고 하나요. 그러나 어쩌지요? 해 질 녘 강가에 서서 노을이 너무 고와 낙조인 줄 몰랐습니다. 속상하지 않나요... 이제 조금은 인생이 뭔지 알 만하니 모든 것이 ..

시와 음악 2024.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