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오시어/정 순 영 시인 내 안에 오시어 정 순 영 내 안에 오시어 나를 살리시네 세상에서 들숨 날숨이 어수선할 때 하늘 한 움큼 먹여주시네 내 안에 오시어 나를 깨우시네 세상살이 게으름이 하늘을 가릴 때 산만한 안개를 걷어주시네 내 안에 오시어 나를 이끄시네 세상바람에 비틀거리며 헤매 일 때 하늘빛 한줄기 길을 밝혀주시네 하늘 숨을 쉬어라 내가 먹여 주리니 은혜 숨을 쉬어라 내가 다시 오리니 월간 2022, 12월호. 통권414호. 시와 음악 2023.10.24
상강의 햇살!/권세준 시인 상강의 햇살! 흐르는 강물은 줄이 없고 날으는 바람은 선이 없어도 아름다운 선율ᆢ 마음을 맑게한다. 모이고 사라지는 흰 구름은 품이 없어도 포근하고 아련한 그리움ᆢ 몸도 마음도 품어준다. 새벽을 여는 따스한 햇살에 상강서리 내려와 여명을 밝히고 스며드는 가을에ᆢ 삶과 인생! 세월이 찾아든다. 권함춘재 근서 시와 음악 2023.10.23
단양 벌촌행 버스 / 이 해 우 단양 벌촌행 버스 / 이 해 우 외계서 온 사람들은 단양에 사는가 봐 겁나게 오랜만이유 얼굴이 왜 그랴 정겨운 인사를 하며 올라왔다 내려간다 충청서 인구가 제일로 적은 도시 밤마다 빛을 내는 별에서 온 사람들이 버스란 우주선에서 서로 情을 나누더라 시와 음악 2023.10.23
해 후 / 이 해 우 재미시인 해 후 / 이 해 우 세월이 만들어 낸 응어리진 옹이들이 인동꽃 피우더니 촛불처럼 녹아내려 봄날은 가을이 되어 나를 보고 서있다 서로를 응시하며 꼭 잡은 두 손에 千言과 萬語들이 흩어져 산화하고 지나온 머나먼 길이 가슴으로 전해진다 시와 음악 2023.10.22
안동팔경을 도는 바람/이 해 우 안동팔경을 도는 바람 /이 해 우 길 가다 마주치면 고개를 끄덕이고 나무 아래 함께 서면 사는 얘길 나눈다 바람도 무게를 덜며 쉬어 가며 가는 거다 밝으니 통하였고 맑으니 잘 보인다 낙동강과 흘러가다 푸른 벽을 대면하면 또 한 번 숨을 고르다 제 갈길을 가는 거다 시와 음악 2023.10.21
우 정 /아인슈타인/ 이해우 재미시인 해설 우 정 /아인슈타인 안녕! 이따금 해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속으로 인사를 한다 하릴없이 내 주위를 매일같이 돌아 주는 친구여 그대의 큰 덩치와 그대와의 거리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그대의 우정이 너무도 큰 것임을 안다 언젠가 내가 먼 우주로 떠나서 그대를 쳐다보지 않는다해도 그대는 여전히 기웃거리며 나를 찾아오겠지 안녕! //아인슈타인? 맞다,우리 모두가 아는 상대성 이론을 말씀하신 一石 선생 맞다. 이 시에서 그는 해를 덩치가 큰 따스한 친구를 은유하였다. 아마도 그가 바라는 친구의 狀일 것이다. 늘 주변을 돌며 살피면서 늘 찾아오는... . 해와 같은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멋질 것인가 나도 생각해 보았다. - 이해우 시와 음악 2023.10.19
기억 속의 풍경화 /이 해 우 기억 속의 풍경화 /이 해 우 조금만 더 걸으면 내가 너를 찾을까 따스하게 팔짱 끼며 재잘대던 네 목소리 안갯속 길을 걷듯이 그 길 위에 혼자 섰다 그토록 그리웠던 어린 날 풍경들은 세월의 바람 속에 흐려져 지워졌나 자꾸만 둘러보아도 쉬어가란 말 없더라 //과거의 기억 속 풍경들은 참 많이도 사라졌다. 어딜 가나 낯이 선 풍경들. 어딘가 작위적이고 어색한 모습들에 다가서기가 어색하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란 길재의 말은 이 시대엔 수정되어야 한다. '산천도 인걸도 찾을 길이 없어라' - 이해우 시와 음악 2023.10.18
함포(含浦)와 망월(望月)의 광야(廣野)에 서서!/권세준 시인 함포(含浦)와 망월(望月)의 광야(廣野)에 서서! 씁슬한 흔적만 남기고 가을을 보낸다. 가을이 짙어가는 10월 어느날! 고향으로 기는 열차를 탔다. 차창으로 비쳐지는 들녘은 가을이 익어가고 세월이 흐른다. 황금 물결 넘실대는 고향의 들녘은 지난 여름의 재난을 이겨내어 풍요를 이루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행과 함께 맞질을 지나 금당으로 향하는 마음에는 코스모스와 잠자리가 날으는 고향의 마음을 품었다. 갈 때는 몰랐다. 돌아 오는 길이 이렇게 허망하고 씁쓸할 줄을ᆢ 봄이 오면 즐겨 부르며 노래하던 나의 봄, 고향의 봄은 이 가을의 씁슬한 회환이 되고 말았다. 오백년 이어온 고향의 봄은 폭풍과 광풍의 세속에 찌든 역사와 전통과 문화에 함몰되어 바람에 휘날리리는 가을 낙엽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씁쓸한.. 시와 음악 2023.10.15
약해지지마! /시바타 도요/ 재미 시인 이해우 친구 약해지지마! /시바타 도요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 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살아 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마. //지금은 작고하셨지만 92세에 시를 쓰기 시작한 백세 시인 시바타 도요의 '약해지지마!'란 시다. 나이가 들고 돈버는 직을 은퇴하고 나서 한 생각은 누구나 그 안에 들어가보면 다르지만 같은 정도의 고민과 삶의 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바다 여사도 그를 간파하시곤 쉬운 말로 힘을 주는 격려의 말을 한다. - 이해우 시와 음악 2023.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