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723

단풍의 이유 /이원규 (1962~ )ㅡㅡ이해우 해설

단풍의 이유 /이원규 (1962~ ) 이 가을에 한 번이라도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하다 내내 가슴이 시퍼런 이는 불행하다 단풍잎들 일제히 입을 앙다문 채 사색이 되지만 불행하거나 불쌍하지 않다 단 한 번이라도 타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너는 붉나무로 나는 단풍으로 온몸이 달아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랑도 그와 같아서 무작정 불을 지르고 볼 일이다 폭설이 내려 온몸이 얼고 얼다가 축축이 젖을 때까지 합장의 뼈마디에 번쩍 혼불이 일 때까지 //이 시에서 단풍은 사랑의 은유이다. 사랑을 해 보지 못한 이는 그래서 불행하다고 시인은 말한다. 세상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어야 그것이 사는 맛이고 이유라고 시인은 말한다. - 이해우

시와 음악 2023.11.27

비망록 /문정희/이해우 해설

비망록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을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바른 생활을 볼드체로 강조한 교육을 받아선지, 우리는 늘 이타적이고 근면 검소한 삶을 소망하였다. 비망록이란 말 그대로 잊지 않기 위해 그때그때 약속이나 사건을 적은 노트다. 아마 시인은 자신의 기록을 보며 바른 생활과는 거리가 먼 자신을 본 것 같다. 하지만 바라는 사람은 아직 되지 않은 것 같지만 비망록을 보며 늘 자각하고 자신의 모습을 본다. 나..

시와 음악 2023.11.26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정호승 시 조혜영 곡

너무나 아름다운 노랫말과 곡에~ 힝~~~~~~~~~~😭😭😭 연주중 또르르 눈물이~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정호승 시 조혜영 곡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들 때 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업장 부근 촛불도 꺼져가는 어두운 방에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절망도 없는 이 절망의 세상 슬픔도 없는 이 슬픔의 세상 사랑하며 살아가면 봄눈이 온다. 눈 맞으며 기다리던 기다림 만나 눈 맞으며 그리웁던 그리움 만나 얼씨구나 부둥켜 안고 웃어보아라. 절씨구나 뺨 부비며 울어보아라. 별을 보고 걸어가는..

시와 음악 2023.11.26

돈과 권력과 명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대하라 그리 말한다

돈과 권력과 명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대하라 그리 말한다. 어제는 개강식을 했다. 목멱산 동쪽 여래의 팔정도가 사통팔달로 퍼져나가는 아이보리 동국의 산정에서 고요한 울림이 시작되었다. 아날로그 이천년과 디지털 이십년은 디지로그와 메타버스 그리고 플랫폼을 품어 레트로와 스마트를 그렸다. 하루의 공간에 법고창신과 온고지신이 함께하니 극기복례와 격물치지로 수기치인의 삶을 살아가라 말한다. 경제도 금융도 증권도 인문이다. 아날로그도 디지털도 그렇다. 돈과 명예와 권력!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대하라! 그렇게 말한다. 목멱산 동쪽 허리에 터잡은 동국의 해동은 언제나 스마트로 를 지향하는 지혜의 등불이다. 어제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다. 시대의 기술과 재화의 흐름이 결합된 토큰증권(STO)의 새역사..

시와 음악 2023.11.25

취요일(醉曜日)의 비창(悲愴) /이해우

취요일(醉曜日)의 비창(悲愴) /이해우 허공에 쓴 이름은 바람에 흩어지고 술잔에 이는 파문 너의 얼굴 닮았던가 가까이 들여다보니 새 한 마리 날아간다 우리가 잘 갔었던 그 술집에 혼자다 술잔에 낀 뿌연 안개 너의 우울 같아서 난 그만 찌그러져서 물개처럼 낄낄거렸다 혼자서 마셨는데 바람도 취했는지 나무를 돌아 나와 낙엽 하나 안고 간다 세상에 메인 날 두고 모두가 멀어진다

시와 음악 2023.11.25

하늘의 신부가 된 너의 숨소리/이어령

이해우 즐겨찾기 · 7시간 · 하늘의 신부가 된 너의 숨소리 /이어령 지금도 너는 숨을 쉰다 붓 끝에서 흘러나오는 글씨와 글씨 사이에 점과 점 여백과 여백 사이에 네가 숨 쉬는 소릴가 들린다 폐에 물이 찬 가쁜 숨소리가 아니다 긴 겨울밤 문풍지를 울리는 고통의 한숨 소리가 아니다 높은 천장 스테인드글라스 천사들이 뿌리는 꽃가루처럼 찬란한 햇빛이다 숨을 쉬어라 찬미가와 찬미가 사이에 네가 남기고 간 말소리가 있다 페달을 밟듯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파이프 오르간 같은가 너의 숨소릴 듣든다 네가 남기고 간 말고 말 사이 숨과 그 숨 사이 우리가 함께 숨 쉬던 너의 호흡 하늘의 신부가 되려고 벗어놓고 간 너의 옷 너의 구두 //이어령 선생님은 글을 쓰며 펜 소리에서 먼 여행을 떠난 딸의 숨소리를 듣는다. 고통의..

시와 음악 2023.11.24

고향으로 가는 길! /권함춘

고향으로 가는 길! 오늘은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이다. 소설에 눈이오면 풍년이 든다는데ᆢ 기다리던 눈은 오지 않았지만, 고향으로가는 길은 언제나 봄날처럼 포근하다. 그리운 마음으로 여명을 맞이하며 고향으로 간다. 맞질로 가는 길! 가을이 떠나가는 소설인 오늘은 6대 5대조부군과 조비님들을 찾아 뵙는 시제를 지내러 간다. 고향으로 가는 소설의 하루! 살구꽃 피고지는 길다란 초가의 정경이 그리운 마음으로 고향으로 간다. 소설의 여명을 밝히며 한해의 마무리 시사를 지내러 가는 초겨울의 고향길은 언제나 그립고 정겨운 고향의 봄! 맞질의 봄이다. 권함춘 근서

시와 음악 2023.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