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726

가슴에 지는 낙화소리*/ 김일호 제공

*가슴에 지는 낙화소리* 신석정(1907~1974) 백목련 햇볃에 묻혀 눈이 부셔 못보겠다 희다 지친 목련꽃에 비낀 4월 하늘이 더 푸르다 이맘때면 친굴 불러 잔을 기울이던 꽃철인데 문병왔다 돌아가는 친구 뒷모습을 볼 때 마다 가슴에 무더기로 떨어지는 백목련 낙화소리... *신석정 시인을 찾아가는 길* 먼동을 가리운 잿빛하늘이 비를 내린다 미끄러져 달려가는 빗길 허리춤에 운무를 두른 산천초목 줄지어 따라왔다 지저귀든 새들도 하얗게 피어 마중하던 목련꽃 떨어진 길숲에 철지난 유채꽃만 멋적게 하늘거렸다 빗물에 젖어 늘어진 낯두꺼운 잎사귀에 매달린 붉은 동백 남은 한 송이 보물처럼 빛났다 기억을 품은 가슴은 하늘처럼 넓고 생각은 산숲처럼 웃자라도 산다는 것은 그리 길지도 않은 것 바람이 머문다 해도 눈물에 젖..

시와 음악 2024.04.21

서울여자대학교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은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 때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전부를 준 어머니가 불쌍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밥 한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은 고마웠습니다 답례하고 싶어서 불러냅니다 그러나 날 위해 밥을 짓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제대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일상에 지치고 힘든 어머니를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파하던 어머니 걱정은 제대로 한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는 잘못은 셀수도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

시와 음악 2024.04.18

고향으로 가는 길ᆢ

고향으로 가는 길ᆢ 희망 때문에 목숨을 걸고 꿈을 꾸며 살고 싶어 내일을 품은 길, 고향으로 가는 길.. 꽃잎은 스러지고 신록 우거진 주말의 풍광은 흐린 하늘에 빛을 뿌린다. 운무를 가로 지르며 고향으로 가는 길은 길고 멀다. 마음은 무겁고 갈길은 먼데 꿈꾸는 희망의 삶은 하늘에 머물고ᆢ 고향으로 향하는 길위의 마음은 언제나 그립다. 권함춘재 근서

시와 음악 2024.04.17

동무생각 -엄정행 (배경 : 대구 광역시 청라언덕)/ 김순희 제공

동무생각 -엄정행 (배경 : 대구 광역시 청라언덕) 동무생각(이은상 시, 박태준 곡)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 적에 나는 흰 나리 꽃 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더운 백사장에 밀려드는 저녁 조수 위에 흰 새 뛸 적에 나는 멀리 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저녁 조수와 같은 내 맘에 흰 새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떠돌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소리없이 오는 눈발 사이로 밤의 장안에서 가등 빛날 때 나는 높이 성궁 쳐다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부른다 밤의 장안과 같은 내 맘에 가등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빛날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다htt..

시와 음악 2024.04.16

꽃비/이영애

꽃비 나 어릴적 봄에 피는 벚꽃을 본적이 없었어 진달래 꽃잎을 따 먹으며 찔레순 뻣뻣해지기까지 겨울나무 지게는 늘상 배가 고팠거든 봄은 언제나 허기진 배로 눈물이 글썽일 즈음 꽃보다 푸성귀를 먼저 내놓는줄 알았어 겨울의 몸부림에 지쳐갈 즈음 두꺼운 외투 하나 벗겨내 주던 봄 오늘은 한강천을 지나면서 봄바람에 나부끼는 꽃비를 보았어 나 어릴적 봄에 피던 벚꽃도 꽃비를 뿌렸을텐데

시와 음악 2024.04.10

꽃 향기 맡으며 / 성지민

꽃 향기 맡으며 / 성지민 집으로 오는길에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느껴져 돌아보니 꽃들이 웃으며 손짓하네 꽃나무 밑에는 비둘기들이 꽃잎을 주워먹으며 나를 힐끗 쳐다본다 언제부턴가 새들이 꽃잎과 풀을 뜯어 먹으며 살고있는것을 보았다 사람도 살기가 어렵고 동물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새들도 꽃향기 맡으며 먹을걱정없이 살수있으면 좋으련만 ㅡ 꽃향기 맡으며 다니다보니 어느새 해는 서산에 기울고 집으로향한 급한 마음에 걸음은 빨라진다

시와 음악 202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