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721

늙어가는 길 등 [시인 윤석구]

늙어가는 길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무엇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 늙어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 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가는 이 길은 너무나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두리번 찾아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발 한발 더디게 걸으면..

시와 음악 2022.11.21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 잠깐 만나 차 한 잔도 마셔본적 없지만 행복을 주는 사람 생각이 통하고 마음이 통하고 꿈과 비전이 통하는 사람들 같이 있기만 해도 마음이 편한 사람들 눈 한번 마주보고 미소지은 적 없지만, 닉네임만 보아도 정든님들이 있습니다 비록 직접 만나 본적 한 번 없어도 본 그 이상으로 가슴을 설레게 토닥여 주는 그런 님들이 계십니다 기다려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랑하고 싶은 님들이 십니다 정다운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침 햇살이 상수리 나무에 부댓기며 아스라이 쏟아지던 오늘 아침에 님들을 생각했습니다 나도 님들처럼 님들께 행복감을 퍼줄수 있는 사람인지, 행복을 주는 사람인지,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하루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본적 없어도 행복을 주는 그런 분들이십니다.

시와 음악 2022.11.13

#물그대있으니 召我 박정열 ✶ 언제부터인지 알 순 없지

#물그대있으니 召我 박정열 ✶ 언제부터인지 알 순 없지만 낙엽 지는 소리에 눈물 글썽이었고 눈이 내리면 다시 봄이 오리라는 믿음이 사라져 지는 해를 바라보며 밤이 올 것을 염려하는 조바심은 우레같이 우는 초침 소리 그 밤이 너무 싫었어 흐르는 물 같은 세월이라 말하지만 육신은 고사목처럼 볼품이 없고 기억은 흐릿해져 시시때때로 허둥대다가 한 올 한 올 서리 내린 머리카락은 세월의 부피를 차곡차곡 쌓으면서 눈가 늘어 나는 주름보다 안면에 자리 잡는 검버섯이 너무 싫었어 ✶ 우연히 나를 찾아와 준 그대는 내 안에 생기를 불어넣고 끓는 피, 힘 있게 돌아 세상을 밝히는 해가 솟아오를 때 용틀임하는 혼이 살아나 의욕이 넘치고 새로운 빛에 세상이 온통 기쁨에 물들어 꽃은 아름답고 새소리는 휘파람이 되었어 솟구치는 ..

시와 음악 2022.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