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비밀]/신평

양곡(陽谷) 2024. 3. 7. 15:48

[비밀]

/신평

너와 나 사이에 가진 비밀 하나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지
당장 죽는다 해도
슬픔이 펄펄 끓어올라
폴딱폴딱 뛰어도
그것만은 말할 수 없었지

4월의 벚나무가 날리는 꽃비
터져 오르는 슬픔처럼 흩날리던 날
지나가는 황새에게
내 눈물 밴 천 조각들 물어
저 먼 하늘 훨훨 올라
꽃비 속 흩어달라고 했다

일월의 오랜 빛에 바래며
아득한 이야기처럼
늙어간 비밀
산기슭 느티나무 밑
편안히 누운 너럭바위 안
가만히 숨어든다

아무도 없는 곳에
아무도 모르는 바람 분다
.

덧: 집에 산수유꽃이 한창입니다. 뒤편에 경주의 서악(西岳)인 선도산이 보입니다. 곧 산에 들에 진달래가 피고, 벚꽃이 응축된 기다림을 터뜨리겠지요. 일 년 중 지금이 가장 양명하고 기쁨으로 설레는 때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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