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삶]
/신평
젊었을 적
술 취해 여관방에서 자고
나온 새벽길
하얀 입김 뿜으며 일하는
나이 많은 청소부
마주쳤을 때의 낭패감
늙어서
어떤 젊은 여성 밀치고
급히 계단 오르고 나서
갑자기 찾아온 낭패감
삶이 남기는 구질구질한 침전물
귀찮아 말고, 부끄러워도 말고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
삶은 그 든든함으로
땅 위에 바로 서는 것이리
.
덧: 이른 봄에 피는 매화, 산수유, 벚꽃, 자두꽃은 무척 화려합니다. 그러나 너무나 일찍 져버리니 아쉽기 한정이 없습니다. 이 산 저 산 온 산에 피는 진달래는 가히 압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달래, 개나리를 보고 있으면 먼 과거,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그때로 연결되는 기분에 정신이 몽롱해집니다. 그런데 봄이 무르익고 나서 피는 꽃들도 무척 이쁘지요. 그중에는 모란이 으뜸이라고 할 수 있고, 모란이 지면 이어서 작약이 피어납니다. 집 마당에 모란과 작약이 힘차게 싹을 내기 시작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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