召我 朴貞烈
봄비가 촉촉이 묻어 내린 밤사이
봄 처녀 가슴처럼 부푼 매화가
그 좁쌀만 한 꽃망울을
금방이라도 톡톡
개구쟁이 웃음을 터트리려 하네
햇살은 금구슬 은구슬 조롱조롱
으스스한 꽃샘추위
새날에 온다하니
올봄은 변덕이 꽤재재한
정치꾼처럼 고단한 삶 연속이다
주름 깊은 살림살이는 어름 송곳
시린 마음이
겨울 가뭄 근근이 이겨 냈어도
한숨 섞인 초라한 독백 어찌 알까
주눅이 살을 에는 경기 한파를
제아무리 꽃샘추위가 맵다고 해도
사나흘이 못 갈 테고
황사가 아무리 진료 거부 의사라도
나들이해야 할 걱정 없으니
먼지 펄펄 날리는 빈 주머니를
그나마 위안을 삼아야 할 판이네
부푼 새봄맞이 들뜨고 기대 많은
따뜻한 가슴 가슴에는
매화는 거뜬히 시련 이기고
눈부시게 하얀
꽃망울 까르르 터트려 줄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