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생은
팔자 좋아
유리온실에
한겨울 나고
빈 들에 나는
무명초
몸 하나 필 곳
없는 마른 풀밭에
씨 뿌리고
떠도는데
생의 가장자리
기억되지 않을
이름으로
지워질 풀잎이여
구둣발에
짓밟혀 부러지고
세상에 베이고
뿌리째 뽑혀도
길 어귀 풀꽃으로 피었다
흔하디흔해
살아남아
귀하지 않기에
숲을 가꾸었다
이 땅을 지키고
생명을 잉태하고
터전을 일구는
그저 잡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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