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낙화조문 / 최길영

양곡(陽谷) 2024. 3. 2. 18:49

낙화조문 / 최길영

보았네, 난 보았네
땅바닥에 떨어져 네 가는 길을

황금의 팬티
붉은 입술
그대로 간직하고서

하늘에서 흐드러지고
땅에서 널브러졌으니
두 개의 목숨인가

여름, 가을이
봄을 조문하는 서글픈 겨울연가
석양이 뉘엿대는 십자가 꼭대기
상여소리 걸려라

어둑살이 밟고 가네
꼭꼭, 꼭꼭 회다지소리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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