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노년의 빛]/ 신평

양곡(陽谷) 2024. 3. 7. 12:21

[노년의 빛]

/신평

흘러가는 인연의 강물
푸르고도 깊어라
안타까움과 아득한 슬픔 실은 채
아스라이 멀어져가는 모습

살면 살수록
강물은 더 빨라지고
나는 더 무덤덤해지고
세상은 더욱 고요하다

사라지는 모든 것을 향해
마음 모아 축원해 줄 뿐

강물에 낙조가 내려앉으면
노년의 붉은 빛
저어새 부리 환하다
.

덧: 시골에는 아직 설날이 다가오면 ‘뻥튀기’ 기계가 등장합니다. 어릴 적 “우리 집에서 올해 꼭 ‘오꼬시'{일본어로 ‘오까시’(お菓子)가 변형된 발음으로 보임}를 해야 할 텐데!”하며 마음 졸이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해 집안 사정으로 하지 못하고, ‘오꼬시’ 만드는 점포를 하염없이 쳐다보던 아이가 바로 저였습니다. 그 서운함이 눈물겹게 살아납니다. 세월의 강물은 그런 갖가지 사연을 안고 조용히 흐릅니다. 사진은 경주 아랫시장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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