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겨울 강에서 /정호승 / 이해우 해설

양곡(陽谷) 2023. 11. 1. 08:24

겨울 강에서
/정호승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겨울 강 강언덕에 눈보라 몰아쳐도
눈보라에 내 몸이 으스스 쓰러져도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리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강물은 흘러가 흐느끼지 않아도
끝끝내 흔들리지 않는 갈대가 되어
쓰러지면 일어서는 갈대가 되어
청산이 소리치면 소리쳐 울리

*정호승(1950- )-대구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거쳐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에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었다. 시선집 <내가 사랑하는 사람>, 산문집 <정호승의 위안>등이 있으며 <소월시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 등을 수상하였다.

//갈대를 보며 화자는 갈대와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일테면 시련이 와도 좌절하지 않는 의연한 갈대가 됨을 다짐한다는 말이다. 이 시에서 '흔들린다'는 시어는 마음의 흔들림의 은유이다. 흔들리지 않는 갈대란 다시 말해 굳건한 마음을 말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초지일관 흔들림이 없었으니 청산이 부르면 (여기서 청산은 정의나 바른 이상의 은유라 볼 수 있다), 나 바르게 살아있다고 대답할 수 있는 (울리) 것이다.   - 이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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