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중(不在中 )
권오득
아내와 종일 집을 지켰는데
인구조사원은 빈 집이라 적어두고 떠났습니다.
밤늦게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섰다가
현관에 붙은 그 글귀를 보았습니다.
여든 넘은 두 사람이 내내 여기 있었는데
우리는 보이지 않는 존재였을까요?
인생의 시계가 밤 8시를 향해 가니
이제는 세상 소음에서 비껴난 모양입니다.
배려하고 성찰하며 부지런히 살았건만
세상의 눈엔 보이지 않는 '무관심'의 대상이 된 듯해
조금은 억울하고, 조금은 우스운 마음.
내일은 좀 더 기운차게 문을 열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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