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오늘의 기도]

양곡(陽谷) 2023. 12. 10. 09:07

[오늘의 기도]

/신평

댓잎 스치는 바람 타고
지저귀는 새들 소리
두 손에 모으며 기도드립니다
젊은 날 낡은 꿈들 꺼내어
햇볕에 말려 고이 수선하는
지혜로움 주시고
나 안의 나에 사로잡히지 않고
나 밖의 나,
세상과 조화된 나를 찾게 하시고
뒤처진 이들에 대한 연민과
하나됨의 마음, 언제나
고요한 불길로 타오르게 하소서
늙고 힘없는 손에 용기를 쥐어주시어
제가 꼭 해야 할 일
피하지 않게 하소서
바람이 안고 가는 티끌에 섞여
당신 품에 안기려 길 떠나오니
그날까지 오직 감사와 순명
이어지게 하소서

덧: 저희집은 동네에서 ‘대나무 많은 집’으로 통합니다. 30년 전 집을 지을 때 캐와 심은 오죽이 무럭무럭 뻗어나서 지금은 대숲이 세 군데로 퍼졌습니다. 이상하게 저녁이 되면 대숲에서는 새소리가 무척 잦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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