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
/신평
가을이면 다 가을일쏘냐
가을다워야 가을이지
나무 이파리들
예쁜 단풍물 못들이면
가을이라 할 수 없지
사랑하는 이
간다고 해서 가게 놔두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냐
사랑하는 이
제 갈 길 가게 놔두면
뒷자취에 한 떨기 꽃이 피지
그 꽃 바라보며
한세상 환하게 사는 거야
가을이 가을답지 않아도
어느 날 슬쩍 왔다가
남모르게 가는 것이 가을이니
가고 싶어 가는 가을 어찌하리
덧: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는데도 경주 남산은 푸르름을 잃지 않는군요. 소나무 숲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겨울이 되면 이곳의 낮은 소나무들이 눈을 이고 감당치 못해 가지가 뚝, 뚝 부러지지요. 그 소리를 들으며 산언저리를 쏘다니는 풍취가 대단히 맑습니다.
'시와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윤사월(閏四月) /박목월 (0) | 2023.12.05 |
---|---|
누나에게/오구마 히데오(권택명 역) (0) | 2023.12.04 |
초혼 (0) | 2023.12.01 |
이영애 시인 (0) | 2023.11.27 |
Youngpil Kim 시 (0) | 2023.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