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노후 3 층으로 보장해 두어야 !

양곡(陽谷) 2008. 8. 10. 23:24
노후, 자녀도 정부도 믿지마라. “은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정년은 56.8세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한다고 할 때 약 30년 정도를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직장인으로 생활하게 된다. 말이 30년이지 강산이 세번이나 바뀌는 긴 세월이다. 이 시간이 항상 고통 스럽거나 그렇다고 늘 즐거울리는 없겠지만 어쨌든 “먹고 살기 위해 직장생활을 계속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늘 지고 사는 것이 사실이다. 은퇴는 바로 이런 짐을 내려 놓는 시기다. 따라서 은퇴는 우리에게 “행복’내지는 “편안함”으로 다가와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은퇴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파온다. 준비되지 않은 노후 생활은 단지 두려움만 가중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믿는 것이 있다 ?
흔히 생활하면서 어려운 일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것은 스스로의 힘이 아닌 다른 사람이나 상황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의존적인 사고다. 노후준비에도 마찬가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뼈빠지게 허리띠 졸라가며 키워 놓았으니 부모가 힘들어 지면 자식이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아직 많다.

“국가가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것인가 바라기 앞서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존.에프.케네디(Kennedy, J.F.)의 말이다. 그러나 그건 배부른 사람의 말이고 내가 당장 배가 고프면 국가가 책임져야 할 것 아니냐는 식의 사람들 또한 많다. 그들에겐 아직도 자식과 국가가 그들의 은퇴생활을 책임져줄 강력한 빽(?)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편안히 쉬어야 할 나이에 폐지를 모아가며 힘겹게 생활하는 독거노인들을 보며, 또 서울역 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노숙자들을 바라보며 그들이 믿고 있는 자식과 국가라는 빽이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인가 빨리 깨달아야 한다.

자식에게 부모의 노후를 저당 잡힐 순 없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대단하다. 어려서부터 피아노, 미술, 발레 학원등을 시작으로 주말체육까지 실로 거쳐야 할 학원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입시지옥에서 겨우 숨쉬며 살아가는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과중한 정규 과정외에도 단과학원에다 고액과외까지 늘 긴장과 피곤의 연속이다. 예전 같았으면 대자연이나 정규 교육 과정 속에서 자연 스럽게 배우고 터득해야 할 것 까지도 이제는 학원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다 보니 사교육비 부담에 부모는 등골이 휜다. 부모의 지갑이 화수분이 아닌 이상 사교육비에 대한 과중한 투자는 노후나 그외 부모를 위한 어떤 투자도 불가능 하게 만든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볼 때 교육비는 충분히 줄이면서도 그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많은 거품을 안고 있는 존재다. 반면 은퇴 생활비는 먹고 사는 생존과 관련된 항목이다. 당장 필요하고, 미래에 필요하고의 시기적인 착시 현상은 당연히 극복해야 할 숙제다. 분명한 것은 교육비에 대한 과도한 지출은 은퇴 이후의 긴 시간을 일그러 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부모의 세대에는 자녀의 교육에 올인하고 또 그 자녀는 전통적으로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 왔다. 그러나 이제 핵가족화를 통한 의식변화로 자구 노력 없이는 궁핍하고 쓸쓸한 노년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시대다. 요즘 40~50대를 “마처족”이라 부른다. 마지막으로 부모를 봉양하고 처음으로 자식에게 봉양 받지 못하는 세대라는 의미다. 이 시대의 마처족이 해야할 일은 누구도 믿지 말고 스스로 본인이 살아가야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는 나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한술 더 떠 “가난 구제는 지옥 늧이다”라는 속담도 있다. 가난한 사람을 구제하는 것은 지옥에 떨어질 징조라는 뜻으로 그 일이 결국에 가서는 자신에게 해롭게 되고 고생 거리가 되니 아예 가난한 사람을 구제할 생각도 하지 말라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만큼 국가가 개개인의 궁핍함을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복지가 아무리 잘돼 있는 나라를 비롯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거지가 존재하는 이유다.

3층보장을 통해 노후를 대비하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국민연금을 통해 최저생계비를 보장 받고 기업연금을 통해 노후생활을 지원 받고 개인연금을 통해 풍요로운 노후를 설계하라는 말이다. 쉽게 말해 국민연금으로 쌀을 사고 퇴직연금으로 반찬을 사고 개인연금으로 편히 살면 된다는 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한편으로 은근히 믿고 있는 공적연금, 즉 국민연금의 노후준비에서의 위치를 자각할 필요가 있다. 말 그대로 쌀값 정도로 인식하면 된다.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기초생활을 위한 국민연금 공적기능이 축소돼 개시연령이 현재 60세에서 2033년에는 65세로 연장된다. 또 연금 급여율도 현재 60%에서 2008년에는 50%, 2028년에는 40%로 대폭 낮아진다. 여기에 노년 부양비율 증가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로, 이미 대폭 감소된 이 정도만큼의 국민연금이라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국민연금만 믿고 있다간 손주들 과자값도 쥐어주지 못하는 인색하고 불행한 노후를 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노후 준비는 생존의 문제이므로 불확실성이 존재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그 누구에게의 의존도 없이 철저히 자기책임하에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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