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봄빛 속으로 사냥을 나간다 부드럽고 푸릇한 맛을 가진 살도 없고 뼈도 없는 저 봄빛 잡으러! *****

양곡(陽谷) 2026. 3. 27. 23:14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한 특별한 시를 접했습니다.  한 분이 다른 사람의 시를 읽고 “따라 해봐야지” 하며 시어를 써 내려간 발상도 인상적이었지만, 그 시를 보고 바로 올린 짧은 시 한 줄, “살도 없고 뼈도 없는 저 봄빛”에 제 심장이 멎었습니다.  그 감동을 잊지 않으려고 옆 노트에 급히 적어 두었죠.

오늘 저녁, 식사 후 어제 적어 둔 글을 들여다보며 저녁 뉴스를 보는 남편에게 “여보,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글을 쓸까요?” 하고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당신은 훨씬 더 아름다운 글을 쓸 텐데. 그 분이 자신 있게 다른 사람의 시를 읽고 써 내려갔듯, 당신도 그 시를 읽고 감정을 담아보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가 어디서 왔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제 페이스북 친구 중 시를 쓸 만한 분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은데, 이번에는 그런 분을 골라 찾으려 해도 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어렵게 찾은 그 분은, 저와 최근 페이스북 친구가 된 한국의 시인님과, 제 글에 이모지를 남긴 친구의 친구분으로 연결되는 분이었습니다.  당연히 처음엔 기억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그 정도의 대담성을 보인 글에서 저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어쩌면 이번엔 제가 먼저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분의 대담함에 감사하며, 저 또한 앞으로 그런 용기 있는 시적 표현을 배워나가고자 합니다.

*****

나호열

서혜경시인의 시 <봄빛속에서>를 읽고 따라 써봤다  

봄빛 속으로

사냥을 나간다
부드럽고 푸릇한 맛을 가진
살도 없고 뼈도 없는
저 봄빛 잡으러!

*****

나도 따라 써봤다.  

봄빛 속으로

잡으려 하면 스러지고
머무르려 하면 사라지는
살도 없고 뼈도 없는 저 빛을
나는 오늘도 바라만 본다

손끝에 닿을 듯
눈앞에서 일렁이다가
바람 한 줄기에 흩어지는 빛
뒤를 쫓는 흔들리는 마음

어느새 내 발끝에도
봄빛 한 조각 내려앉아
나는 모른 척,
가만히 빛 속에 머문다 🌾🍃

https://m.youtube.com/watch?v=i5bhbSWCWuQ


Photo-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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