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지도자·대통령 자질에 초점을 맞춰, 《거인을 읽다》의 문제의식을 현재에 연결한 칼럼형 글을 드립니다.
거인을 읽는 나라만이 거인을 뽑을 수 있다
— 대한민국 대통령의 자질을 다시 묻다
대한민국은 유난히 대통령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나라다. 동시에 가장 빨리 실망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임기 초의 기대는 분노로, 지지는 냉소로 바뀌곤 한다. 우리는 늘 묻는다. 왜 좋은 대통령을 만나기 어려운가. 《거인을 읽다》는 이 질문을 다른 각도에서 되돌려 준다. 우리는 과연 거인을 알아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저자가 말하는 거인은 권력을 쥔 사람이 아니다. 권력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사람, 여론 앞에서 침묵할 줄 아는 사람, 그리고 불리한 선택의 책임을 홀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다. 대통령의 자질 역시 능력이나 경력 이전에, 이 세 가지에서 판가름 난다.
첫째, 대통령은 사유의 깊이를 갖춰야 한다. 국정은 보고서로 운영되지 않는다. 수많은 정보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자리에서 마지막 판단을 내리는 것은 결국 한 사람의 생각이다. 거인들은 즉흥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역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속에서, 단기적 손익보다 장기적 방향을 택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에게 가장 부족했던 자질이 있다면, 바로 이 깊이 있는 사고 능력이다.
둘째, 대통령은 인기 없는 결정을 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다수의 박수는 달콤하지만, 국가에는 독이 될 때가 많다. 거인들은 늘 비난받을 각오를 했다. 링컨은 분열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처칠은 달콤한 타협을 거부했다. 대통령이 여론조사의 숫자에 매달리는 순간, 국정은 관리로 전락한다. 지도자는 박수를 받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욕을 먹더라도 방향을 잡는 사람이다.
셋째, 대통령은 도덕적 기준이 분명해야 한다. 능력 있는 지도자가 위험해지는 순간은, 자신만의 선을 잃을 때다. 거인들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알고 있었다. 권력 사유화, 편 가르기, 책임 회피는 거인의 세계와 거리가 멀다. 대한민국 정치가 반복해서 실패한 이유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이 도덕적 기준의 붕괴에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통령 개인만이 아니다. 《거인을 읽다》가 던지는 더 불편한 질문은 시민을 향한다. 거인은 거인만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거인을 알아보고, 기다리고, 때로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시민이 있을 때 가능하다. 감정적 선동에 흔들리고, 진영 논리에 안주하는 사회에서는 거인이 자라기 어렵다.
대한민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더 능숙한 말쟁이를 뽑을 것인가, 아니면 느리지만 깊이 생각하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가. 더 자주 웃어주는 후보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침묵 속에서 국가의 방향을 고민하는 사람을 택할 것인가.
《거인을 읽다》는 조용히 결론을 제시한다. 거인을 읽는 사회만이 거인을 지도자로 세울 수 있다. 대통령의 자질은 선거철에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사유의 축적이며, 시민과 지도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수준의 문제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또 한 명의 ‘유능한 관리자’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역사를 두려워하고, 국민 앞에서 스스로를 절제할 줄 아는 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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