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는 거인의 정치에서만 살아남는다
— 보수의 이름으로 대통령의 자질을 다시 묻다
보수는 흔히 오해받는다. 기득권을 지키는 태도, 변화에 둔감한 성향으로 치부되곤 한다. 그러나 《거인을 읽다》가 말하는 거인의 세계에서 보수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보수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아는 태도, 그리고 그것을 위해 불리한 선택도 감당하는 용기다.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이 보수의 덕목 위에서만 존속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자질 역시 여기에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말의 정치로 유지되지 않는다. 헌법, 시장경제, 법치, 책임정치는 신념과 절제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어렵다. 거인들은 언제나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대중의 감정이 아니라 원칙의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첫째,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은 권력의 한계를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보수의 핵심은 권력을 의심하는 태도다. 국가가 선하다고 가정하지 않고, 인간이 언제든 권력을 남용할 수 있음을 전제한다. 거인들은 스스로를 구원자로 여기지 않았다. 법과 제도 위에 군림하지 않고, 그 안에 스스로를 묶었다. 대통령이 이 겸손을 잃는 순간, 자유는 위협받는다.
둘째, 대통령은 시장과 개인의 자율을 신뢰할 줄 알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는 국가가 국민을 이끌어 가는 체제가 아니라, 국민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는 체제다. 거인들은 국가의 역할을 최소화했지만, 책임은 최대화했다. 포퓰리즘적 복지와 과도한 개입은 단기적 인기를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자유의 기반을 잠식한다. 보수적 리더십은 달콤한 약속보다 지속 가능한 질서를 택한다.
셋째, 대통령은 국가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는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은 공짜로 유지되지 않으며, 끊임없는 선택과 방어를 요구한다. 거인들은 체제의 적과 친구를 혼동하지 않았다. 안보, 동맹, 국제 질서에 대한 분명한 기준 없이 자유는 공허한 구호로 전락한다. 보수는 바로 이 지점에서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 모든 자질은 대통령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인을 읽다》가 궁극적으로 겨누는 대상은 시민이다. 자유는 요구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사회에서는 거인이 자라지 않는다. 불편한 진실을 말하는 지도자를 외면하고, 듣기 좋은 말만 찾는 사회는 결국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보수·자유민주주의의 위기는 외부에서 오지 않는다. 내부의 안일함, 기준 없는 타협, 원칙을 부담스러워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거인은 그런 시대에 침묵하지 않는다. 욕을 먹을 것을 알면서도 말하고, 표를 잃을 것을 알면서도 결정한다. 그것이 거인의 정치이며, 자유를 지키는 방식이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대통령은 새로운 이념을 설계할 사람이 아니다.
이미 주어진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이해하고, 끝까지 지켜낼 사람이다.
《거인을 읽다》는 그 기준을 우리 앞에 조용히 내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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