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아버지의 꽃, 능소화/ 김명희

양곡(陽谷) 2025. 6. 30. 22:18
4일 
아버지의 꽃, 능소화
아름다운 주황빛 능소화
슬픈 얼굴에 눈물방울이 맺혔다
뜨거운 사랑의 편지를 품고
비내리는 밤을 응시하고 있다
고개 꼿꼿이 세우고 기다림의 떨림
아, 빗길을 뚫고 님이 오셨구나
꽃잎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통꽃잎 통째로 툭, 님의 발에 떨어진다
덧없는 인연의 그리운 추억들
달빛아래 능소화 아득히 바라보시던
잠못 이루시던 모시적삼 아버지의 등은
고요한 침묵의 깊은 울림이었지
장대비 퍼내리던 한여름 밤에
능소화 모습으로 눈감으신 아버지
올해도 그날 그밤처럼
툭, 하고 떨어지는 눈물젖은 능소화
- 炅河 김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