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이영애 시인의 글

양곡(陽谷) 2024. 3. 28. 18:26

찬바람이 수화기 너머로
졸음 겨운 눈꺼풀을 깨우는 날

시골 정원에서 꺾어 왔다고
들꽃 송이를 내게 안긴다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무 말 없이 건네주는 꽃다발에
마음이 안개꽃으로 화병을 채운다

살아가다 보면
한 번쯤 온몸이 아프도록
홍역을 치르고 가슴앓이를 겪는다

이렇게 나이를 먹고
내 모습은 부모님을 닮아간다

세월의 숫자만큼 톡톡 털어내고
문득 떠오르는  
설레는 이내 마음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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