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바람이 부는 소리!

양곡(陽谷) 2024. 3. 13. 22:29

바람이 부는 소리!

모였다 흩어지고 사라지는구름은 소리가 없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흔들린다.

나뭇잎도 가지도 멈추어 있는 것에는 바람 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흘러도 구름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산사의 풍경 소리가 들린다.

댕그랑 댕그랑
땡그렁 땡그렁!

바람이 풍경 소리를 전한다.

소리없는 풍경 소리를 들어보라 바람이 말한다.

소리없는 풍경!

풍경(風磬) 소리에 눈을 뜨니
마음이 열리고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하루가 오가는 시간에 바람이 고요하니,
정신과 마음과 육신이 본성에 눈을 뜬다.

풍경이 다가와 전하는 바람 소리에 세월의 인연이 오간다.

구름은 소리가 없어도 바람이 불어와 소리를 전한다.      

흐르는 것은 시간과 세월이고
머무는 것은 나와 또 다른 나!

흐르고 머물다 낮은 곳을 향하는 물은 바다로 간다.
바다는 어디서 왔는지 묻고 따지지 않으니 일월과 바람으로 흐르는 듯 머물고 머무는 듯 움직이는 자연을 품었다.

세월의 바람과 물은 머무르지 않으며 돌아오지 않으니,
나는 오늘도 바람이 부는 소리를 들으며 여기에 머무른다.

권함춘 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