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색즉시공(色卽是空) /이해우

양곡(陽谷) 2024. 3. 21. 10:17

색즉시공(色卽是空)
/이해우

목소리가 변하고
꺼뭇꺼뭇 수염 나고
음경에 털이 날 때쯤

장고 소리가 들려
어릿광대처럼 춤을 추었습니다

현란한 빛에 빠져
조금씩 날 잊었습니다

청년, 중년, 장년이 지나고
노년의 초입에 설 때쯤
장단도 놓고 춤도 놓았습니다

소리 없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에너지가 다 사라진 無明이 죽음인데
깨어나면 후회를 할
춤은 왜 추냐 묻더군요

세월의 풍랑 속에
色이 바래진 色을 봅니다

이따금 눈을 질끈 감으면
내가 보일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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