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함박눈 산책 /이해우

양곡(陽谷) 2023. 12. 26. 08:02

함박눈 산책
/이해우

1.

밤새도록 눈이 왔고
세상은 백색이다

세상이 바뀐 게 아닌 걸 알면서도

잠시의 허상이지만
나는 몰입했었다

2.

어제의 세상일랑
당분간 잊어보자

오랜만의 미답지를
천천히 걸어가면

조심한 발자국들이
행진하듯 따라온다

3.

내 生의 日記같은
수많은 자국들아

누군가의 발자국에
덮이고 지워졌지만

지금 난
앞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힌다

'시와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황 /이해우  (0) 2023.12.26
헌화가 /신달자 / 해설 이해우  (0) 2023.12.26
Adele ( someone likes you)  (0) 2023.12.24
소풍 /홍성란  (0) 2023.12.23
가을 울음 /이해우  (0) 2023.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