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우리가 지나치는 것들]

양곡(陽谷) 2023. 11. 21. 09:59

[우리가 지나치는 것들]


/신평

누군가 말을 하지 않는다
그는 당신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
가슴을 짜내며 하고 있는지 모른다

무표정하게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
가장 간절한 말을 하기 위해
당신의 마음 열리기를 기다리는 것일 수 있다

사랑한다는 말 하지 않는다고
그를 떠나지 마라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무거워
입에 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당신의 오해와 냉담이
날카로운 창이 되어 돌아온다
그리하여 당신의 가슴을 찔러 후벼파면
비탄의 눈물에 젖으리라

강언덕에 피어오르는 봄 아지랑이
그 따뜻한 마음으로 마주 보면
활짝 열리는 새롭고 아름다운 풍경
우리는 얼마나 많은 소중한 것들
건성으로 지나쳐 버리는가
.

덧: 저희집 남천이 담장 너머로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군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얼굴은 요즈음 너무나 각박하고 살벌하군요. 모두들 무심히 지나쳐 버립니다. 저 혼자라도 나무와 풀과 새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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