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바람과 배

양곡(陽谷) 2023. 11. 21. 11:31

바람과 배
/이해우

등 내밀고 밀어주는 바람과 배 한 척이
험난한 바닷길을 서로 도와 잘 다녀왔어요

'혼자서 사는 게 아냐'
늘 새기고 삽니다

지금은 정박하여 다들 쉬고 있지만
찬 바람 시린 밤엔 지난날을 얘기해요

끝까지 돌아오지 못 한
그런 배도 있거든요

잠시만 쉬었다 우리는 또 나갑니다
이번엔 몸 성히 돌아올까 회의하지요

곳곳에
금가고 낡아서
삐걱이고 있어요

'이번엔 힘들겠지?'
웃으며 얘기하면

바람이 발끈해서
'내가 밀면 되잖아'

그러면 되었습니다

그 한마디면 됐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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