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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질서의 변화와 자본주의의 미래 (21 세기)/PhD Hugo W.Kim

양곡(陽谷) 2023. 10. 11. 08:00

세계질서의 변화와 자본주의의 미래 (21 세기)
주제 III. 자본주의의 미래

에세이 III - 3. 출생 여건과 인간이 평등하다는 우상

(주) 본 에세이는 "주제 I. 개인-국가-국제관계 에세이 I - 2" 에서 이미 계재하였으나 자본주의 미래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재 계재 합니다.

개인의 출생환경이 인생의 운명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부유하고 유식한 가정에 태어난 사람과 빈곤하고 교육이 없는 가정에 태어난 사람, 그리고 심신이 우량아로 태어난 사람과 유약하게 태어난 사람은 출생에서부터 현격히 차별화된 여건에서 양육되기 때문에, 한 인생의 시작조건이 불평등에서 출발한다. 이는 신생아 자신의 선택이 아닌 운명적 출생이기 때문에 그에게 부여된 불평등은 너무나 억울하다. 이들이 자라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는데 과연 평등할 것인가? 출생부터 시작조건이 불평등한 인간 사회가 어떻게 이를 극복하여 인간을 평등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념적으로 인간은 평등하다는 우상을 가지고 살고 있으나, 일상생활의 정치 경제 사회적 측면에서 계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부모의 유산을 받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은 직장에 출근하여 열심히 일하고, 봉급을 받아서 은행 월부금 넣고, 기초 생활비, 자녀 교육비, 교통 통신 문화비 등 제하고, 아껴서 조금씩 저축을 할 수 있으면 다행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힘으로 자본을 축적해서 주식이나 비트코인을 살 수 있으려면 행운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마도 나이가 최소 50대는 넘어 저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요사이 20~30대 젊은이들이 비트코인 투자로 행운을 가졌다면, 그 종자돈은 아마도 자신의 번 돈이 아닐 것이다.

개인 소득의 근원은 자본과 노동이다.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은, 자신의 노동에서 오는 소득 이외에, 상속받은 자본으로부터 임대료나 이자를 받아 소득을 추가한다. 가난한 가정에 태어난 사람은 자신의 노동으로 가져오는 소득이 전부이다. 또한,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은 좋은 여건으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 전문직종에서 높은 소득을 받게 되므로 개인 소득 격차는 더욱 커지게 된다. 개인의 지적-정서적-신체적 여건이 동등한 경우에도, 부유한 가정과 가난한 가정에 태어난 사람 사이에,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개인 소득의 격차가 자연히 발생하게 된다. 인간이 평등하다고 하지만, 시작조건이 달라 실제에서 계층 간의 이동이 어렵다.

고대 그리스 사회에도 빈부의 차이가 심하여, Aristophanes는 그의 작품 속에서, 나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분배를 받고 모든 재산은 공동으로 소유하기를 원하며, 그렇게 되면 가난하거나 부자가 없어질 것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공산주의 사상은 여러 형태로 출현하였고, 산업혁명에서 자본가와 노동자 간에 계급투쟁으로 발전하여 1848년 Karl Marx가 공산주의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1917년에 Lenin이 러시아 공산혁명에 성공하여 73년간 국가가 통제하는 사회주의 혁명을 시험하였으나 생산성 저하로 실패하였고, 중국도 자본주의 경제 체제로 전환해 왔으나 자원의 배분에 문제가 생겨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인간 사회를 어떻게 평등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유럽 국가들이 사회주의 정책을 채택하여 평등을 추구하며 시험해 보았으나 실패하여 다시 자본주의 체제로 환원하였다. 그리스 같은 나라는 지나친 복지정책 때문에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하여 지금까지 긴축 재정을 취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정부가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면 빈부 격차가 증가하고, 분배 위주의 정책을 펴면 생산성이 저하하여 경제성장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서 경제 규모를 키워 개인에게 배분하면 성과가 있겠지만, 국민이 인내하지 못하고, 정치인들이 무상급식 등 인기 전술을 편다. 미국 경우도 공화당은 성장 위주 정책을, 민주당은 분배 위주 정책을 펴 정권이 바뀌고 정책이 바뀌어, 시계추처럼 우(성장)와 좌(분배)로 왕래하며 제3의 지점에서 적절한 타협을 하게 된다.

그러면 과연 어떤 정치 형태가 인간의 시작조건을 평등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는 해답이 없다.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많이 거두어 사회 간접자본에 투자하고, 교육 후생 의료 복지 시설을 보완하고 저소득자를 위해 혜택을 증가하려 하지만, 가용자원에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국가가 개인의 시작조건을 평등하게 해 줄 수 없어, 각 개인이 자신의 노력으로 이를 극복하여야 한다. 또한, 각 개인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능력의 차이도 있으니 개인차를 극복하기 위한 각자의 의지는 더욱 중요하다. 북한 정치 체제를 생각하면, 남한 청년들이 보통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헬 조선" 하면서 정부를 원망하는 것은 자유와 풍요 속에 양육된 사치스러운 생각이다.

민주정치는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가용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큰 역할이 있다. 몇해전 GM의 군산공장이 폐쇄되어 정부가 실직하는 노조원들에게 2-3억의 보상을 해 준다는 보도를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철강 등 주요 상품의 대미 수출이 감소하게 되면, 수출 감소가 경제불황으로 발전하여 금융위기를 몰고 오게 될 수도 있다. 각 기업의 자구노력 없이 도산되는 기업마다 정부가 지원해줄 능력이 없다. 만일 집권당이 인기 위주의 사회주의 정책을 펴면 국가 부도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인간이 평등하다는 것은 인도주의적 우상이다. 인간의 불평등한 시작조건을 극복하려는 개인의 의지와 꾸준한 노력 없이는, 국가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