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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회공헌에 자발성을 부가하라

양곡(陽谷) 2009. 9. 3. 12:19
 
기업 사회공헌에 ‘자발성’을 부가하라
 2009-09-03 |   조회:10 
 
임직원 사회공헌 이라고 하면 으레 생각나는 것이 매칭펀드를 통한 기부나 노력봉사 활동이다. 최근에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그러다보니 감동없는 기부, 기계적 봉사에 그치고 마는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임직원 자원봉사활동 상당수가 수혜자에게 합당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행사를 위한 봉사가 되거나 직원으로서 해야 하는 의무라는 부담감에 획일적인 인력동원이 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봉사에 참여하는 임직원도, 도움을 받는 수혜자도, 형식적인 사회공헌이나 자원봉사활동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도대체 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

가장 큰 이유는 우리기업의 자원봉사 활동에 임직원의 참여의지를 높일 수 있는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일도 '하고 싶어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면 이 장치는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첫째, 우선 시스템이 중요하다. 봉사는 주말에 나와서 해야 하거나, 봉사갈 때마다 상사 눈치를 봐야 한다면 아무리 봉사마인드가 갖춰진 직원이라도 지속적인 봉사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발성을 기대하기 앞서 우선 회사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출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미 사회공헌 정관, 봉사단 조직, 업무시간 봉사 지원, 보험, 보상연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직원 평균 연간봉사시간이 3-4시간에 불과했던 기업이 시스템을 갖춘 후 10시간 이상을 달성한 예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의 기업들이 직원들의 봉사정신에만 기댄 채로 자원봉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직장에서의 봉사란 시스템이 기본이다. 하나금융은 사회공헌 추진 초기부터 제도정비와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이었다. 2004년 사회공헌 기본방침을 명문화했으며, 업무시간에 봉사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여 전 임직원들이 업무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 결과 임직원의 자발적인 참여가 활발해져1700명에 달하는 전 임직원들이 사내 연간 의무 봉사시간인 16시간을 달성했다.

둘째, 회사의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 사회공헌이 사회를 위한 기업들의 의무처럼 여겨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임직원 자원봉사를 강조하고 있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실상과 다른 경우가 많다. 여전히 봉사자 모집시에는 강제동원이 이뤄지고, 근무시간 외의 봉사를 은연중 강요한다. 아직도 봉사는 업무에 여유있는 직원들이나 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부서장들이 존재한다. 가고 싶어도 눈치가 보이거나, 또 가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 여전한 것이다. 이것은 시스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최고경영진의 지속적 의지표명이다. CEO가 임원회의에서 3번 연속 '자원봉사 잘 하는 직원이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후 갑자기 회사 내부의 자원봉사 문화가 변했다는 담당자의 웃지 못할 이야기가 엄연한 현실이다. 최고경영진이 강조하고, 회사는 캠페인이나 슬로건을 통해 내부, 외부에 적극적으로 공표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물류회사 TNT 코리아는 최상의 고객경험 제공을 위한 실천방안과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임직원 의식강화 슬로건을 제정했다. '슈어 위 캔(Sure We Can)'이라는 슬로건 아래 봉사의식과 관련한 행사 프로그램들을 진행하여 임직원의 마음속에서부터 사회공헌의식이 자리잡도록 지원했다.

셋째, 알아야 깨닫는다. 많은 기업들이 의식변화를 위한 사회공헌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교육들이 형식적인 데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우선적으로 임원, 부서장들에게 봉사하는 직원이 돈버는 직원만큼 회사에 이롭다는 사실, 사회공헌 비용이 마케팅 비용만큼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알아야 깨닫고 변화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 연수 프로그램 내 사회봉사연수를 의무화 했으며, ING생명보험은 FC를 대상으로 기본 직무 연수 외에 2개월간 총 30시간의 공익 연수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임직원 봉사교육을 통해 자칫 일회적 활동으로 머무르기 쉬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각 사업장과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성장점을 개발하고 있다.

넷째, 안다고 하고픈게 아니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한국MSD는 최근 문화재청과 함께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볼런투어(VolunTour), 1박2일'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는 임직원과 임직원 가족들이 1박2일 동안 저소득층 어린이와 함께 경주를 여행하면서 신라 건축기행과 전통연 만들기를 체험했다. 지난 봉사활동이 재미있었다는 입소문은 다음 자원봉사 모집을 쉽게 만들고 기업의 봉사활동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모든 봉사활동이 힘들고, 어렵고, 눈물겨울 필요는 없다. 찾아보면 웃고, 즐기고, 가족과 함께 주말시간에 참가하고 싶을만큼 취미가 될 수 있는 활동들도 많다.

 봉사활동에 대한 임직원의 동기화, 준비된 사회공헌의 지름길


자원봉사는 기업 사회공헌의 시작이자 사회공헌 의지와 비전을 확인시키는 기준이다. 물론 보다 많은 임직원을 설득하여 자원봉사를 하도록 만드는 일은 사회공헌 담당자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이고 이러한 전사적 공감대 형성이 성공적인 사회공헌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된다. 그러나 임직원 참여 성과에 대한 집착과 임직원들의 참여 의무감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자칫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사회적 가치와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임직원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하는 초기 과정에서 동기를 유발하기 위한 더욱 다양하고 기업 특색에 적합한 나름의 기준을 고안해야 할 것이며, 일방적으로 임직원을 사회공헌 현장으로 보내기에 앞서 철저한 교육과 수혜자 입장을 적극 배려한 사회공헌 활동이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업이 속한 지역사회의 기대와 욕구에 부응하는 적극적인 사회공헌이 각 기업에서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