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선비 / 이해우

양곡(陽谷) 2025. 3. 18. 08:51

선비
/ 이해우

1

앞마당에 한 평 정도 작은 밭을 가꾸고
책상은 아니라도 밥상 놓고 앉아서

달빛에
공자왈 맹자왈
낭랑하게 읽습니다

2

얼마 없는 짐들을
홀가분히 놔두고

로시난테 같은 나귀와
두런거리며 길을 갑니다

칼들은 강도가 나오면
찌르라고 했습니다

3

오늘이란 생존 속에
별의별 싸움 속에

이곳저곳 헤매었어도
하루는 하루 일 뿐

그이는 생각합니다

여긴 어디고
난 누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