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의 소나무
/ 이해우
벼랑의 소나무가
산불에 열반했습니다
허공에 버티면서도
새들을 받아주던
도대체 무슨 맘으로
그런 삶을 살았을까요?
지친 새
쉬어가라고
한 팔을 내어 주고
새끼를 돌볼라고 다른 한 팔 내어 주고
발톱이 빠지는 데도
버텨주던 그였습니다
그이의 색즉시공
그이의 공증시색
존재마저 남이 된 그이의 求道心
버리면 더 좋을 것에
꽁꽁 묶인 난 뭔가요?
한시도 긴장 속에서
가로로 버텨 서서는
간절한 이를 위해
아낌없이 주던 그
벼랑의 고난뿐이던
그가 열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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