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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랑/들꽃나영 시인

양곡(陽谷) 2024. 5. 2. 06:36

특별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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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미용실에 머리를 다듬으러 오시는 분이 있었다. 별로 자를 것도 없는데, 조금 전에 자른 머리를  하고
어딘지 들쭉 날쭉 어색한 머리를   하고 오시는 분이 있었다.  그 분은 조심스레 자기 어머니 이야기를 하였다. 사연은 이랬다. 어머니께서 문화센터에서  가족들의 머리를 자르려고  취미로 미용을 배우시고 자식의 머리를 다듬어 주고 싶어 하셔서 어머니에게 자르기는 했지만 직장생활을 하니 그래도 좀 서투른(잘못 자른 듯한) 머리로는 갈 수 없기에 다시 미용실로 와서 다듬기로 했다는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절대로 어머니께 머리를 맡기지 않으시니 어머니를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드리기 위해서 꼭 어머니께 머리를 부탁한다고 했다.  머리를 자르면서    지금도 이런 사람이 있구나 했다.

미용 전문가가 잘라도 마음에 안든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도  많이 있는데  여러 미용실을 다니며 자기 머리가 마음에 드는 미용사를 찾아 다니는데, 어머니 마음을 즐겁게 해드리려고 사회 생활을 하는 사람이 저런 마음을 내기란 무척 어려운 것을 알고 있기에 그분의 마음이  ()참으로 숭고해 보였다.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한 일년쯤 그분은  오셨다. 그 다음에는 어머니의 실력이 늘었는지  그 분은 오시지 않았다.

너무 가까운 부모 자식 관계에서 서로 자기 의견만 내세우는 것이 오늘날 핵가족 제도에서의 문제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아들은 어머니의 입장을 존중하고, 어머니가 무언가에 도전하여 기쁨을 맛보는 기회를 주었고, 어머니는 힘들지만 본인이 자식의 머리를 매만져주는 어렵고도 힘든일을 선택하였다. 우리라면 어땠을까? 두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아들의 입장도 쉽지 않았고, 어머니의 입장 역시 쉬운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부모와 자식 간의 배려와 사랑이 있었다.

들꽃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