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리는눈발은그리움이고
소아 박정열
땅거미 떼 지어 사립문 기웃기웃
키 작은 굴뚝이
한입에 토해 놓는 그리움들을
섬돌 밟고
마당 가로 내려설 때는
구름 위에 노는 듯 즐겁던 한때
심술 난 듯 하늘이 뿌린 눈발에
쇳소리 내며 내달리는 바람
장독에도 토담에도
소복소복 조바심이 쌓이는 밤
도드라진 옹이 퇴색한 툇마루를
서성이던 어머니
채소밭 옥수숫대 마른 이파리
성 난 듯 와삭와삭
김치 광 이엉에 움츠리는 그리움
언 볼 에이는 눈바람은
추위도 잊게 했던 어머니 홑치마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달빛인 듯
속삭이며 내리는 눈
한밤의 바느질 한 땀 한 땀
시름 밝힌 호롱불
구멍 숭숭 뚫린 여닫이문
호로록 호로록 풀무 노는 문풍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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