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마침표 하나 -

양곡(陽谷) 2023. 12. 12. 14:20

- 마침표 하나 -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속에서 꿈틀대는 건
작은 마침표 하나다

그렇지, 마침표 하나면 되는데
지금껏 무얼 바라고 주저앉고
또 울었을까
소멸이 아니라
소멸마저 태우는 마침표 하나

비문도 미문도
결국 한 번은 찍어야 할 마지막이 있는 것
다음 문장은 그 뜨거운 심연부터다.

아무리 비루한 삶에게도
마침표 하나,
이것만은 빛나는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