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121~180)의 「명상록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을 읽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페이터의 산문>을 통하여 몇 대목을 접하게 되어 나중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근 40년이 지나서야 뜻을 이루게 되었네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제국 5현제 시대의 마지막 황제로, 본인 인생의 많은 부분을 전쟁터에서 보냈고, 스토아 학파에 속하는 철학자이기도 하며, 기독교도를 박해하기도 했던 걸로 대충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는 순교(殉敎)를 비판하는 것 말고는 반기독교적인 내용은 잘 안 보였고, 저자가 강조하는 '우주의 본성', '신의 섭리' 같은 것은 노자(老子)가 말한 '도(道)'와 유사한 측면도 있는 것 같으며, 금욕주의적인 내용들은 일견 유가(儒家)의 가르침과도 일맥 상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 그 시대에도 동서 간에 철학 내지는 사상의 교류가 일부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채근담>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그건 아마도 제가 황제로 살아본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공감이 가는 대목을 자주 만나서 밑줄 참 많이 그었네요.
- 황제 행세를 하려 들지 말고, 황제 노릇에 물들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렇게 되기가 싶다. 늘 소박하고, 선하며, 순수하고, 진지하며, 가식이 없고, 정의의 친구가 되며, 신을 경외하고, 자비로우며, 사랑이 많고,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행할 때에는 과감한 사람이 되라. 언제까지나 철학이 만들어 내고자 하는 그런 이상적인 사람으로 남기 위해 애쓰라. 신들을 공경하고, 사람들을 구원하라. 인생은 짪다. 우리가 이 땅에서 한평생 살아가고 난 후에 수확할 수 있는 것은 거룩하고 정의로운 성품과 공동체를 위한 행위들뿐이다. (117쪽)
- 알렉산드로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폼페이우스를 어떻게 디오게네스, 헤라클레이토스, 소크라테스에 비할 수 있단 말인가. 후자에 속한 사람들은 만물의 실재를 보았고, 그 원인과 재료를 보았으며, 그들을 지배하는 이성을 따라 살아간 사람들이었다. 반면에 전자에 속한 사람들은 많은 것들을 염려하고 많은 것들의 노예가 되어 살아간 사람들이었다.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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