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겨울 초입 까마귀 떼

양곡(陽谷) 2023. 12. 7. 15:28

[세상은 신비]

/신평

겨울 초입 까마귀 떼
먼 나라 날아와 하늘 덮는다
그들이 지상에 뿌리는
가늠하기 힘든 생의 의지
겨울이 가고 내년 봄
아스라이 아지랑이 피어오르면
연못 고기들 몸 풀어 알을 낳고
물 위에 떠오르는 비릿한 기름
응축된 생의 환희는
무언의 힘으로 풀려나간다
세상은 끊임없이 진동하며
신비의 잔상을 남기는 것이니
그냥 가슴에 넣은 채
무릎을 꿇고 경건한 기도 드린다
아득한 높이 기쁨의 파도에 올라타
감사의 노래를 부른다

덧: 경주, 울산지역에는 늦은 가을부터 엄청난 까마귀 떼가 날아와 겨울을 납니다. 나무에 매달린 감 같은 것을 배고픈 그들이 깨끗이 다 먹어버립니다. 저희집 옆 전깃줄 위에도 빼곡히 앉아있군요.

그런데 우주가 왜 생겼을까요? 이에 관해 현재의 과학 수준에서 세 가지 가설을 제공합니다. ① 신의 창조, ②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의해 시물레이션(simulation)된 가상현실이 우주, ③ 우리의 우주에 내재된 절묘한 조화가 결락된 무한대의 다른 우주가 따로 있다는 다중우주(multiverse)론. 이 세 가지 우주론 모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과학의 영역이 아닌, ‘믿음의 영역’에 속합니다. 지금의 과학수준으로는 어느 것을 택하건 나무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세 가지 우주론 중에서 ①이 맞지 않을까 합니다. 꼭 신앙을 가진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합리성의 점에서도 가장 나은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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