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이유
/이원규 (1962~ )
이 가을에 한 번이라도
타오르지 못하는 것은 불행하다
내내 가슴이 시퍼런 이는 불행하다
단풍잎들 일제히
입을 앙다문 채 사색이 되지만
불행하거나 불쌍하지 않다
단 한 번이라도
타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너는 붉나무로
나는 단풍으로
온몸이 달아오를 줄 알기 때문이다
사랑도 그와 같아서
무작정 불을 지르고 볼 일이다
폭설이 내려 온몸이 얼고
얼다가 축축이 젖을 때까지
합장의 뼈마디에 번쩍 혼불이 일 때까지
//이 시에서 단풍은 사랑의 은유이다. 사랑을 해 보지 못한 이는 그래서 불행하다고 시인은 말한다. 세상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폭설이 내려 온몸이 얼고 .. >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어야 그것이 사는 맛이고 이유라고 시인은 말한다. - 이해우
'시와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Youngpil Kim 시 (0) | 2023.11.27 |
---|---|
이영애 님 (0) | 2023.11.27 |
나팔꽃 /이해우 (0) | 2023.11.26 |
비망록 /문정희/이해우 해설 (0) | 2023.11.26 |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정호승 시 조혜영 곡 (0) | 2023.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