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한 정보

문명사 연재5 / Hugo W. Kim/ 재미 원로 학자

양곡(陽谷) 2023. 5. 27. 09:50

문명사 연재 5. 고대 그리스와 로마제국의 역사적 교훈 (계속 2)

(d)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토인비는 그의 역사의 연구(A Study of History, 1934-61)에서, 역사의 발전 단계를 창조-성장-분열-해체로 보고, 각 단계에서 21개 인류문명이 변천하는 경우들을 적용하여, 이를 설명하고 있다. 창조(Geneses): 15개 문명은 기존 문명에서 연속이며, 6개 문명은 원시적 사회로부터 시작되었다. 원시사회가 문명사회로 변화하는 것은 정지상태로부터 유동적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며, 이것은 창조력을 잃어버린 기존 문명의 지배적 소수로부터 내부 무산계급의 분리를 통한 새 문명의 출현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새로운 문명은 정지상태로부터 유동적 행동으로 사회의 변화를 통하여 생성되는 것이며, 이는 원시사회로부터 문명을 창출하는 변화와 같다. 이러한 변화는 도전이 크면 충격도 크다. 성장(Growths): 성장을 위한 최적의 도전은 유일한 성공적 반응을 얻기 위하여 도전체를 자극할 뿐만 아니라, 그 도전체가 성취로부터 신선한 투쟁으로, 한 문제의 해결로부터 다른 문제의 제의로, 음으로부터 양으로 한 단계 앞서 나갈 수 있는 탄력을 갖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리스의 확장은 외부환경의 진취적 정복과 함께 온 것이다. 첫째, 그리스의 영토확장은 동쪽 페르시아와 서쪽 카르타고의 위협을 받았다. 이는 그리스의 군사주의를 고양하였으나, 문명의 분열을 초래하였다. 둘째, 기술의 발전은 수출을 위한 특수화농업으로 발전 하였고, 에너지의 분출과 그리스 생활의 성장, 노예노동으로 생산 규모의 확대, 시칠리아 식민지에 포도주와 올리브 기름 시장의 확대로 전쟁을 유발하여 자신을 파괴하였다. 셋째, 성장은 외부환경의 분야에서부터 내부의 자기 결정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분열(Breakdowns): 문명이 분열하는 본성은 원시적 인간성으로부터 어떤 초인적 삶으로 상승하려는 대담한 시도에서 실패하는 것이다. 그것은 창조적 개인의 정신에서 창조적 힘을 상실하는 것이다. 문명의 분해는 물리적 또는 인간적 환경을 지배하는 어떤 것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해체(Disintegrations): 문명이 분해하는 기본적인 기준이나 이유는 내부불화의 폭발이며 이를 통하여 그들은 자기결심의 능력을 상실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명해체 과정에 대한 기준은 사회의 내부분열과 불협화의 폭발에서 찾아야 한다. 이를 두 개의 차원에서 살펴보면, 첫째, 지리적인 수직적 분열은 공동체를 분리하고, 지리적인 수평적 분열은 사회적으로 분할된 계급에 의하여 뒤섞인다. 전자는 국가 간 전쟁은 단순히 자기 결정의 잠재적 수단을 남용하는 것이며, 후자는 세 개의 조직(로마제국, 바바리안 전단, 기독교회)이 그리스 사회와 로마제국 간의 역동적 관계를 보여준다.

로마제국의 흥망: 로마제국이 수평적으로 분열하는 순간에, 기존질서인 로마제국을 지키는 세력과 이에 도전하여 제국을 무너트리는 세력 간의 싸움에서 도전하는 세력이 더욱 강한 것이다. (1) 지배적 소수(Dominant Minority)란 기존질서를 지키는 핵심세력으로 로마제국의 고위 관료나 군인이 될 것이다. (2)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란 기존질서에 도전하는 혁명세력으로 무산계급(Proletariats)을 말하며 내부적 무산계급과 외부적 무산계급이 있다. 전자는 가톨릭 기독교(Church)이고, 후자는 바바리안 전단(Barbarian war-bands)이다. 기독교는 인도주의적 종교로서 자유-평등-박애 속에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로서, 전쟁으로 약탈하고 포로를 노예로 삼는 제국에 내재하는 정신적 저항세력이다. 후자는 게르만족으로 초기에는 라인-다뉴브 전선에서 로마군과 싸웠고, 일부는 용병으로 로마군의 편에서 싸웠으며, 로마군과 행정부가 확대 증편되면서 하부구조에 고용되었다. 세월이 흘러 유능한 인재들이 상층으로 진출하여 저항의 힘을 극대화하였다. 따라서 내부적 무산계급인 기독교와 외부적 무산계급인 바바리안 전단이 창조적 소수로서 로마제국을 분열-해체하였다.

이처럼 토인비는 문명을 지배하는 세력을 지배적 소수라고 하였고, 이에 대항하는 세력을 창조적 소수라고 하였다. 로마 문명을 파괴하는 창조적 소수는 내부에서 가톨릭교회이고, 외부에서는 게르만 이동으로 보았다. 두 세력이 결국 서로마제국을 무너트렸으나, 게르만의 반달이나 오스트로고스 세력은 동로마제국에 의해, 비시고스 세력은 아랍 이슬람 세력에 의해 멸망하였고, 로마제국 멸망 이후 역사는 수많은 인명을 살육하고 재산을 파괴하면서 유럽의 개편에 수 세기가 걸렸다.

불멸의 환상(The Mirage of Immorality): 보편적 국가가 국민의 눈에는 영속할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불멸의 환상이 얼마나 지속할 것인가는 불확실하다, 왜냐하면 그들 자신의 손으로 기존 제도를 끌어내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적 소수가 지배적 소수를 무너트리고 하나의 새로운 보편적 국가를 건설하여 지배적 소수가 되는 순간, 또 새로운 창조적 소수가 태동하여 도전해 올 것이기 때문에 불멸의 환상은 깨진다. 전도성 (Conductivity): 보편적 국가는 기본적으로 자신을 보존하는데 필요한 강력한 충격으로 건설적 행동을 취한다. 국가의 설립은 살인적인 전쟁으로부터 심원한 평화로 갑작스럽게 변화를 가져온다. 사회는 정치적으로 통합되지만, 단일 생존세력에 의한 지루하고 난폭한 평화는 종말을 고하고, 고난의 시대가 되어 성장이 멈춘다. 정치 구조가 흔들리고 회복이 어려워 분열이 시작된다. 계속 확장되는 사회적 공백의 위험은 정부가 임시방편적 조직으로 대처하도록 강요한다. 이 시대의 지배정신은, 국가의 전도성에 의해 던져진, 새로운 임시방편적 조직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경우: 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에 도전하는 세력은 내부에서는 사회주의 사상이요 외부에서는 북한 정권과 중국공산당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대항세력은 로마 시대의 기독교나 게르만 세력처럼 기존 문명을 파괴할만한 힘을 가지고 있지 못하여, 확대 생존해 갈 수가 없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의 어느 집권세력이 친북-친중 사회주의 정책으로 세력을 확장하려 한다면, 이 전략은 역사적 오류라는 것이다. 한국은 선진 문명을 건설한 수준 높은 나라이며, 일시적으로 역사의 흐름에 반한 세력이 집권하여, 언론 매체를 독점하고 사법-정보기관을 어용화 한다면, 이는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뿐이다. 역사의 흐름에 반하는 세력은 잠시 반짝하는 것일 뿐 역사를 이끌어갈 힘이 점점 사라져 갈 것이다. 그러면 한국의 창조적 소수는 누구인가? 그들은 자유민주 시장경제를 갈망하는 현명하고 따스하며 용기 있는 청년들이다. 역사의 긴 시간으로 보아, 현재 한국의 상황과 비교 설명하는 것이 적절한가는 의문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창조적 엘리트가 역사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이다.

(문명사 연재 5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