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달밤 ㅡ고향 생각

양곡(陽谷) 2023. 5. 3. 10:13

#달밤
                   召我 박정열

그 밤이
아마 이맘때쯤이었나 보다.

구름 없는 하늘에
푸른빛 고요가 드리워지고
중천에
걸리는 달

늙어 붉은 소나무
아래 아이들 놀다간 자리
산골짝 부엉이  
빛난 눈 부릅뜬 초병

사랑방 기침 소리
문풍지 우는 소리
불 사그라지는 무쇠 화로
곰방대 쟁쟁한

도랑 가 가랑잎
싸락눈 내리는 소리
처마에 걸린 마른 시래기
바람세 깊어지는

오늘도 달빛이 자욱하게
그 밤에 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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