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와 관련된 정치와 시사

서울의 영광, 카불의 비극 (김충남 박사)

양곡(陽谷) 2022. 10. 21. 13:59

서울의 영광, 카불의 비극
우리는 카불의 함락을 모켝하면서 46년전 사이공의 최후가 연상됐다.
미국은 20년 가까이 아프간군 육성과 아프간 전쟁 지원을 위해 8,3700억 달러, 재건을 위해 1,450억 달러 등 아프간에 투입된 총 전비는 2조 2,600억달러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는 테러대응이었으며 '미국은 아프간에서 국가건설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국가건설이 아니었다면 20년간 무엇을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는가?

과거나 지금이나 미국의 인식과 접근법에 문제가 있다. 독재자나 나쁜 정부만 전복시키면 민주주의가 뿌리내리고 국가건설이 저절로 되는 것으로 인식했다. 미국 최고 연구소인 RAND의 국가건설 전문가들도 자신들의 저서에서 2차대전 후 미국이 서독과 일본에서 국가건설에 성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이미 19세기에 강대국이 되지 않았던가? 미국은 아직도 민주주의가 어떻게 뿌리내리는지 국가건설이 되는지 모른다. 나는 3년 전 '미국의 21세기 전쟁'이라는 책에서 미국의 전쟁 수행과 국가건설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1953년의 서울을 되돌아보자. 세계는 대한민국이 죽었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불사조처럼 일어나 국가건설에 매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원조는 월남이나 아프간보다 훨씬 적었다. 우리 국민이 뛰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월남이나 아프간에는 없는 이승만과 박정희라는 걸출한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프간처럼 한국이 전쟁 후 20년이 된 시기는 1973년이다. 이승만은 한미동맹을 쟁취한 바탕위에서 70만 대군을 육성하여 안보태세를 구축했고, 박정희는 그 바탕위에서 경제건설을 하고 자주국방의 기반을 조성했다. 이러한 기반위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된 것이다.

나는 하와이 EAST WEST CENTER에서 국가건설사관을 정립한 바탕위에서 한국 역대 대통령들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책을 써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출판했다.

국가건설이란 안보, 경제, 인주정치 등 국가의 3대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으로 판단했다. 한정된 자원과 능력으로 3대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안보태세를 튼튼히 한 후 경제발전을 하고 그러한 바탕위에서 민주정치가 정착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운동권세력은 국가건설에 공로가 큰 지도자들을 독재자로 매도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언제쯤 바로 세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