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전문가를 꿈꾸는 사회복지사
- 기자명 이재훈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팀장
- 입력 2022.08.26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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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유독 긴 장마가 시작됐다. 제주 인근에서 시작된 장마전선은 강원도까지 북상하며 소멸하는 듯 했지만 남하와 북상을 거듭하며 1973년 이후 최장 장마기간을 기록했다. 폭우로 인한 피해는 엄청났다. 전남 구례부터 강원도 철원까지 전국의 많은 곳에서 수재민이 발생했고, 38개 시군구가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됐다.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앞 다투어 구호물품을 전달했고, 연예인들의 통 큰 성금전달 기사가 매일 언론에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 재단으로도 여러 중소기업의 후원 문의가 쇄도했다.
마스크, 이불, 선풍기, 가스레인지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제조·유통하는 중소기업의 강점을 알고 있던 나는 34곳의 이재민 대피소에 필요한 물품을 먼저 확인했다. 빵 같은 즉석식품부터 냉장고에 이르는 모든 요청 품목 을 정리했다. 물품 후원이 가능한 기업은 물품으로, 수퍼마켓협동조합에서는 도매가로 식자재를 지원했다.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후원했고, 조사에 돌입한지 단 3일 만에 후원물품을 수재민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 대기업이나 연예인의 후원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지만 크고 작은 중소기업이 십시일반 마련한 성금이라 더 의미가 깊었다. 이러한 중소기업들의 후원은 올해 3월 수십만 헥타르의 산림을 태운 강원·경북 산불로 200가구가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을 때에도 계속됐다. 중소기업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성금 5억 원으로 임시 조립주택에 거주하는 이재민에게 전통시장에서 구입한 밑반찬과 어·육류를 월 2회씩 지원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에서는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보면서 이렇게 기부할 금액이 있다면 근로자 처우에나 더 신경쓰라는 쓴 소리를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약 660만개로 추산되는데 이 중 일부 기업의 직원 처우 문제가 모든 기업의 문제로 비춰지는 것 같다. 이 때문에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중소기업 직원에 대한 처우와 열악한 복리후생이 부각되며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 세대에게 외면받는 현실에 안타까울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처우와 현실은 생각보다 부실하지 않다. 뿐만 아니라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력은 대중들의 인식보다 수준이 높다. 한 예로 과거의 가구와 다르게 요즘 생산되는 가구는 문을 닫을 때 ‘쾅’ 소리 없이 부드럽게 닫히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가구에 쓰이는 경첩이나 슬라이드에 유압 기능을 넣은 것인데 이는 경첩을 만드는 중소기업이 꾸준히 연구한 결과물로 세계 1위 수준의 기술력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또한 최근 커피숍이나 식당이 노출콘크리트 형식의 인테리어로 시선을 끄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콘크리트는 회색’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콘크리트를 염색한 기업도 있다. 콘크리트를 염색함으로써 볼 수 있는 효과는 매우 다양하다. 콘크리트 건물에 정기적으로 페인트칠을 하지 않아도 되어 비용도 절감되고 친환경적이며, 교각 등 대형구조물에도 다양한 색상을 입힘으로써 도시 미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이 역시 우리나라 중소기업계가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이렇게 각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모색하며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나는 기업 사회공헌 업무에 필요한 자질을 가장 잘 갖춘 전문직 중 하나가 사회복지사라고 생각한다. 많은 새내기 사회복지사들이 중소기업의 사회공헌에도 관심과 꿈을 가지고 도전하길 바라며, 많은 중소기업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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