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정책론

노조 포퓰리즘 13년 ...브라질의 몰락

양곡(陽谷) 2018. 1. 5. 11:24

노조 포퓰리즘 13년 ...브라질의 몰락

 




룰라·호세프 좌파 거치며 임금·연금 요구 다 들어줘
시민에겐 무상주택 퍼주기…기업들 "못해먹겠다" 짐싸

◆ 위험한 포퓰리즘의 덫 ① ◆ 



브라질 경제수도 상파울루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은 어둠이 가시기 전인 새벽 3시께였다. 상파울루시 중심지에 위치한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현지 코디네이터는 유의사항을 강조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빈민가 취재와 주민 절대 접촉 불가, 사전에 알려준 동선 이탈 금지, 일몰 이후 호텔 밖 출입 금지 등이었다. 실제로 금융 중심지가 위치한 신시가지를 제외하고는 시 전체를 노숙자들이 점령한 상태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빈민층 거주 지역은 따로 있었다. 브라질 빈민촌으로 통칭되는 '파벨라' 거주자들은 외부인을 '첩자'로 규정해 수상한 사람이 접근하면 바로 총을 발포한다고 했다.

현지 경호업체조차 파벨라 인근은 절대 지나치지조차 않는다고 했다. 얼마 전 한 한국 교민이 파벨라 인근 도로를 지나다 권총 강도에게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기고 몸만 간신히 빠져나왔다는 소식도 들렸다. 마약 판매 온상지로 강도와 살인이 난무하는 곳이기도 하다. 

상파울루 대성당과 인근 지하철역 광장은 마약 거래와 불법 암수표 거래, 성매매 천지로 불린다.

넓은 땅과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한때 러시아·인도·중국과 함께 브릭스(BRICs)를 형성했던 자원부국 브라질의 모습은 처참했다. 국민 삶을 책임져 주겠다는 정부는 오히려 국민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좌파 정권이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3년간 실시했던 무상복지 포퓰리즘 정책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면서 브라질 경제가 붕괴된 영향이었다. 룰라 전 대통은 '보우사 파밀리아(저소득층 현금 지급)' '포미 제루(기아 제로)' '미냐 카자, 미냐 비자(나의 집, 나의 삶)' 등 무상복지 정책을 확대 시행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은 룰라 전 대통령의 전철을 그대로 밟았다. 최저 생계비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 재정에서 보조금을 지급했고, 서민용 무상 주택을 무분별하게 늘렸다. 공무원 수도 늘리면서 이들에 대한 임금과 연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룰라 정부는 또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생산성과 관계 없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다. 그가 취임하기 전인 2002년 월 80달러였던 최저임금은 그의 임기 말인 2010년 320달러로 4배 수직 상승했다.

브라질 도급 순위 11위인 대형 건설사 테몬의 알바로 회장은 "퍼주기식 복지정책으로 국민은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 하는 인식에 빠져 버렸다"며 "노동의 가치를 상실한 게 과거 13년간 국민정서를 갉아먹은 원흉"이라고 비판했다. 

※ 취재 지원 : 삼성언론재단

[상파울루 = 장원주 기자]



                                                 (        옮        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