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까지 26년 동안 진료를 하고 있는데 그중 11년간을 만성피로 스트레스 전문 클리닉에서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많은 직장인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직장을 다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겠죠.
그분들을 통해서 업무 스트레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것에 대해서 연구를 한 지 몇 년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모든 스트레스가 성과를 떨어뜨린다고 하여 스트레스를 나쁘게만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부터 미국의 여러 학자들 중에서 카바노프 교수와 그 동료들이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중에는 좋은 스트레스도 있다는 연구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나는 할 일이 많다.' 이것은 당연히 스트레스입니다. '나는 책임을 많이 맡고 있다.' 이것도 굉장한 스트레스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어떻게 의미를 붙이느냐에 따라서 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할 일이 많고 책임은 많지만 이것을 열심히 해냈을 때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직장 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를 갖게 되면 스트레스이지만 몰입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반대로 직장 내에서 이런 스트레스도 있죠.
전혀 필요 없는 형식적인 절차, 안 해도 되는 것, 불필요한 것, 이것도 스트레스입니다. 사내에서 줄타기, 사내 정치, 이것도 스트레스입니다.
이런 스트레스는 이것들을 잘 했을 때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쁜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학자들은 직장에서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를 모아서 의미를 붙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여 좋은 스트레스와 나쁜 스트레스로 나누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스트레스는 '도전 요인', 나쁜 스트레스는 '방해 요인'으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2000년대 이후에 두 가지로 나눈 이 이론을 바탕으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졌는데 대부분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똑같은 스트레스이긴만 '도전 요인'은 당연히 우리를 더욱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고, '방해 요인'은 성과를 저하시킨다고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는 이 두 가지 요인에 대한 논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것에 대한 논문을 쓰기 위해서 직장인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습니다.
도전 요인과 방해 요인으로 나누어 통계를 만들고 보니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도전 요인은 스트레스이긴 하지만, 업무에 몰입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왔고, 반대로 방해 요인은 당연히 업무 몰입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게다가 방해 요인은 업무 몰입만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심한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에 두통, 불면증,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일으켰습니다.
신기하게도 도전 요인은 이 증상들 중에서 불면증은 의미 있게 줄여주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직장인 스트레스라고 하면 모든 게 다 스트레스라고 생각하여 직원들에게 휴식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물론 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방해 요인을 빨리 제거해 주는 것입니다. 그 뒤에 도전 요인을 장려하는 것이죠.
이쯤에서 이런 의문이 생길 겁니다. '도전 요인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이 의미를 잘 부여할까요? 평소에 낙관성, 긍정성을 가진 사람들이 의미를 빨리 부여하고, 성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직원들을 위해서 회사에서 할 일은 방해 요인을 없애주고, 도전 요인을 장려시키기 전에 직원들의 낙관성과 긍정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하는 것이 성과를 올리는데 아주 중요합니다.
도전 요인과 방해 요인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도 많을 것이고, 낙관성을 기르는 것은 훈련을 통해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