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도 울지 않습니다
글/이상민
사람들은 따스한 봄날이
찿아 왔다고
찬양하며 맞이하는데
정작 저는
그렇치가 못하니 말입니다.
저에게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만나 보지는 못 하였지만
많은 대화 속에서
소녀같은 수줍음과
중년 여인의 포근한 향기가
묻어 나오는
이런 여인 이었습니다
이 여인이 내 귀에 들어와
볼우물을 제칠 때면
뭐에 홀린 듯
정신을
차릴 수 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보내던 어느 날,
그 여인의 목소리가
그리워서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더 이상
들을 수 가 없었습니다.
혹여나 하는 심정으로
하루 이틀 기다려 보았지만
돌아 온 것은
전화기에서 나오는
어느 가수의
음악소리 뿐 이었습니다.
저의 그리움이 컷을까요?
보이지 않는 그 여인을
허공에 달아 보면서
눈가의 물빛 그리움들을
마른 손으로 끌어 내리며
그 여인과의 인연을
그만 접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울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작은 새가 아닌
꿈을 가진 새이기 때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