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복지론

[스크랩] 한국형 사회적기업이 나아갈 길

양곡(陽谷) 2011. 11. 13. 17:50

첨부파일 평택_사회적기업_설명회_자료(이성훈).ppt

 

첨부파일 경기도_예비적사회기업_신청공고문.hwp

출처 : 글로벌 복지*문화 연구회
글쓴이 : 비전21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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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사회적기업이 나아갈 길
 2012-02-16 |   조회:26 

정부가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시행하고 민간의 협조를 독려하며 사회적기업을 적극적으로 양성해 온 지 올해로 5년째에 접어든다. 인증제 도입, 인건비 보조, 세금감면 등 정부 차원의 다양한 노력과 더불어 지자체, 대기업, 시민단체들의 동참이 이루어지면서 2011년 12월말 국내 사회적기업은 644개, 예비사회적기업은 1,287개에 달하게 되었다. 그러나 단기간 빠른 양적 팽창을 이룬 대신 내용과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따라서 오랜 기간에 걸쳐 시스템을 구축한 선진국 사회적기업의 특성을 살펴보면서, 한국형 사회적기업들이 질적 성장이라는 당면 과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 지 생각해 보자.

 

선진국 사회적기업의 특성
우리보다 앞서 사회적기업 개념이 도입된 미국과 유럽의 경우 비교적 긴 기간 경제적 배경과 역사적 흐름 속에서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건국 초기부터 비영리기관이 미션과 관련된 활동의 수익원 마련을 위해 상업성 활동을 하는 사례가 있어 왔다. 그러다가 1970년대 들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영리기관의 비즈니스 활동을 사회적기업이라는 용어로 광범위하게 정의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사회적기업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확대된 것은 1980년대로, 재정 적자에 시달리던 정부가 비영리기관에 지원하던 지원금을 감축하면서부터이다. 사회적기업에 대해 면세혜택 이외에 정부 지원이 거의 없고, 비영리기관이 비즈니스 차원에서 운영하는 사회적벤처로 이해되다 보니 경영 체질을 개선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수익사업을 확대하여 민간기업과 경쟁하고, 민간영역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경영역량을 배양하는 등 시장지향적 성격이 강한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 

 

유럽은 200여 년의 ‘길드(상공인조합)’ 역사 기반 위에서 협동조합, 상호공제조합 형태의 경제 조직이 크게 발달했고, 이 개념이 사회적기업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1970년대 중반부터 정부와 시장 모두 사회적 요구를 충족하는 데 실패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제3섹터(사회적 경제로서의 사회적기업)의 협조가 필요하게 되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정부 주도의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이 추진되었고, 현재는 협동조합 형태, 자선기관의 상업적 활동조직, 지역공동체 이익회사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목적을 달성해 내고 있다. 

 

한국형 사회적기업에 제기되는 문제들
정부의 강한 성장 드라이브에 지자체, 공기업, 대기업들이 협력하여 빠르게 육성한 한국형 사회적기업들은 양적 성장에 이어 질적 성장이라는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당장 작년 말부터 정부에서 고지한 지원 기간이 끝나게 되면서 영업 적자에 허덕이던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줄줄이 도산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사회적기업 중 영업이익을 낸 기업은 전체의 25.1%에 불과하다. 당기순이익 상으로도 상위 2개 기업이 전체의 50%를 차지하는 등 대다수 사회적기업들이 수익 창출에 실패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사회적기업의 주 업종 및 내용 역시 한정적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사회적기업이 취약계층에게 제공되는 일자리라는 의미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다 보니 돌봄서비스, 급식사업, 재활용사업 등 단순하고 노동집약적인 사업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 창출 외에도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내용과 창출할 수 있는 가치들은 보다 폭넓고 다양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의 의미를 확장하고 범위를 다양화하여 신규사업 영역을 창출할 여지가 무궁무진한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위한 체계화된 사회적 지원 시스템의 부재 역시 문제이다. 현재와 같이 정부의 도움으로 사회적기업의 숫자를 늘리고, 공기업과 대기업의 물량 지원으로 몇몇 사회적기업들을 살릴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자립형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시혜성 지원은 사회적기업의 의존도를 키워 장기적인 자립 역량을 약화시키고, 지원을 받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문제 해결 및 기대 방향
위와 같은 문제들은 단기적 도입에 따른 초기 시행착오로, 선진국 사례에서 시사점을 얻어 단계별 발전을 도모한다면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수익성 측면에서는 미국 사회적기업의 자율성과 시장지향적 특성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미국 사회적기업들은 정부 지원이 줄어들면서 자립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여 민간영역과 경쟁하는 한편, 민간기업 또는 재단들과 적극적으로 연계하여 비즈니스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 및 시스템을 제공받았다. 한국 사회적기업 역시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민간부문과의 협력을 활성화하고,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전문적이고 체계화 된 경영컨설팅 제공, 판로개척 지원, 사회적기업가 양성교육 제공,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 간접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사회적기업의 자립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유럽형 모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의 경우 사회적 필요에 의해 사회적기업이 등장하고, 그에 맞춰 단계별 정부 지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제공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균형 있게 적용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기업의 필요성과 더불어 상품의 질 및 윤리적인 측면이 높게 평가되는 시장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한국 역시 현재의 ‘발굴’과 ‘인증’에 중점을 두는 사회적기업 정책에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혁신할 수 있는 양질의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정책으로 한 발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사회적기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선진 사례들을 지속적으로 알려 윤리적인 소비 시장이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겠다.

 

셋째, 선진국 시스템을 분석하고 국내 실정에 맞도록 조정하여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화된 사회적기업 지원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재와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 창업만 계속된다면 언젠가 사회적기업의 부실이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산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회적기업 관련 사업들을 통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폭넓고 장기적인 안목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민간 차원에서는 지역사회 내 사회적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자본조달 인프라 구축,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목적을 달성해 나가는 사회적기업가 육성 체계 마련과 더불어 윤리적 소비자와 사회책임투자자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오랜 기간을 거치면서 안정적인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구축해 온 다른 나라의 사회적기업과 단기간 급속한 성장을 이룬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그 개념과 유형 면에서 분명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질적 성장의 필요성이 대두된 현 시점에서 타산지석의 묘를 발휘하여 보다 발전된 형태의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의 내용과 영역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윤리적 수요와 공급, 투자를 연계하여 자립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점의 실질적 지원 시스템 및 안전망을 사회 내에 마련해 주어야 한다. 단기간 빠른 성장을 이룬 저력을 바탕으로 체계화된 질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한국형 사회적기업은 시장실패와 정부실패를 보완하고 사회를 변혁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 영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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